매일신문

[기자노트] 서울 언론만 챙기더니…물먹은 대구육상조직委

'엠블럼 도안 선포' 초청 기자 25명중 달랑 2명 와

27일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엠블럼 선포식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문동후 2011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조직위 관계자들은 이날 선포식에 서울 지역 언론을 대거 초청, 전국적으로 대회를 홍보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대한육상경기연맹을 통해 서울 지역의 대한육상연맹 출입 기자 25명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 일부 언론사에서 거부하면서 취소됐지만 초청 대상 기자들에게 대구~서울 고속철도(KTX) 왕복 승차권을 제공하겠다는 은밀한 제안도 전달했다.

또 서울 지역 기자들을 배려해 엠블럼 도안을 선포식 시작 전까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이 과정에서 지역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려났다. 조직위는 초청장을 받은 서울 지역 기자들이 상당수 선포식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장에 나타난 서울 지역 기자는 고작 2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행정적인 혼선까지 초래했다. 조직위는 애초 엠블럼 도안을 선포식 1시간 전에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서울 지역 언론이 사전 공개를 꺼릴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마저도 선포식을 앞두고 취소했다. 이 같은 일 처리는 서울에서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했던 문 부위원장이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고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2011대회를 서울 지역 언론을 통해 전국적으로 홍보하겠다는 취지는 이해된다. 하지만 KTX 승차권까지 제공하면서 이들을 초청하겠다는 문 부위원장의 서울 중심 사고는 분명 문제가 있다. 이를 두고 지역의 관계자들은 "지역 언론의 협조 없이 대회가 성공할 수 있느냐"며 "조직위의 발상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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