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쉽게 출제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평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출제 방식과 지문의 난이도에 따라 항상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히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고난도 문항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10학년도 출제 경향 분석
6월 평가원 모의평가에서 지문에 나오는 어휘와 구문은 독해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답으로 오인할 만한 선택지가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빈칸 추론, 어휘, 주제, 제목, 글의 순서, 목적 등의 일부 문제는 지문 전체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답을 낼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수능 출제 경향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다양한 소재의 지문=7차 교육과정 상의 변화된 주요 흐름 중의 하나가 지문에서 소재의 다양화를 통한 의사소통 능력의 강조이다. 각 지문의 내용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과학, 환경, 윤리, 인문, 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범교과적 소재들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재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삶의 다양한 측면과 관련된 지문이 다수 출제되고 있다. 평가원은 외국어 영역의 경우, 내용이 똑같지 않은 한 핵심 주제어가 반복 출제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수능 및 모의고사는 물론 최근 3년간 출간된 참고서나 문제집에 등장한 지문은 핵심 주제어만 같아도 출제에서 제외돼 출제에 어려움이 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일한 소재의 지문이 내용이 다르면 다시 출제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BS 교재 지문=EBS 교재에서의 지문 인용 비율은 매년 20% 정도이다. 2009 수능을 기준으로 할 때 지문이 거의 동일하게 활용된 문제는 10개 문항(20%) 정도로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반영률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EBS 교재는 지문이 그대로 사용되기보다는 지문을 다소 수정하거나 유형을 바꾸어 출제한다. 주제 및 소재, 어휘 및 숙어에 대한 직접 연계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어법 문제=문법 영역은 더 이상 출제되지 않은 부분이 없다. 따라서 중요 문법은 당연히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문법에서 특히 중요시되는 명사의 수일치, 주어 동사의 일치, 접속사 관련 문제, 비교급 등은 반복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동사의 수, 시제, 태, 부정사, 동명사, 분사의 개념과 활용, 주격 보어와 목적격 보어의 적절한 형태, 접속사와 관계사의 비교, 대명사, 가정법, 도치, 병렬 구조 등이 자주 다뤄지며, 특히 문장 구조를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
◆학습대책
▷기출 문제 분석=외국어 영역의 경우 유형의 큰 변화 없이 출제되고 있어 고정적으로 출제되는 유형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출 문제를 철저히 분석해 어휘의 수준, 내용 영역별 문항 수, 출제 유형 등을 자신이 직접 점검하고,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찾아 집중적으로 보충해야 한다.
▷청취 감각 유지=듣기·말하기 영역은 50개 문항 중 17개 문항(34점)으로 그 비중이 높으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상위권 학생들은 3점짜리 문항을 틀리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매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듣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전 문제를 풀어 본 뒤에 정답을 확인하고, 틀린 문제는 다시 들어 정답을 고를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한 후에 대본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대본을 통해 대화 및 담화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자주 사용되는 표현은 반드시 암기해야 한다. 한 문장씩 받아쓰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이때 대본을 보지 말고, 소리에 집중해서 받아쓰도록 한다. 강세, 억양, 연음 등에 나타나는 리듬을 유의하며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면 듣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자주 출제되는 문법 사항 정리=수능 문법 문제는 단순한 암기를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문법 사항을 묻는 데 중점을 두고 출제한다. 문법을 위한 문법 문제보다는 문장 구조를 이해하고 전체 문장을 독해할 때 필요한 문법을 확인하는 문제가 나온다. 따라서 준동사를 비롯한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문법 사항은 먼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며, 연습 문제를 많이 풀어 응용력을 높여야 한다.
▷어휘력=7차 교육과정에서 외국어 영역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출제 범위의 확대로 어휘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어휘는 듣기·말하기·읽기·쓰기 4개 영역의 근간이 된다. 어휘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은 영어 지문 속에서 모르는 어휘를 잘 정리하는 것이다. 스스로 정리한 단어장을 암기하는 것은 남이 정리해 놓은 책보다 학습 효과가 더 높다. 단어를 정리할 때는 문장 속의 의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사한 철자의 어휘 등을 함께 정리하며 예문을 통해 반복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좋다.
▷고난도 문제 대비=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고난도 문제 3∼5개 정도가 반드시 출제되고 있다. 외국어 영역에서는 이 고난도의 문제가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를 결정한다. 외국어 영역에서는 듣기의 계산 문제, 대화 및 담화의 내용 일치 여부 판단 문제 등이 비교적 어려운 유형에 속한다. 읽기·쓰기 영역에서는 어휘, 어법, 빈칸 추론, 글의 요약, 주어진 문장이 들어갈 위치 찾기, 글의 순서 정하기, 장문 독해 등이 고난도 유형에 속하므로 문제를 많이 풀어 이 유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속독 능력과 독해=문장의 길이가 길고 어휘가 어려우면 문제 풀이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문장이 어려우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여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정 속도로 정확하게 글을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날마다 새로운 지문을 접해 언어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꾸준한 실전 연습을 통해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인가를 깨닫고 실제 수능에서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평소 문제 풀이를 할 때 자신 있는 유형을 확실히 점수와 연결시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런 다음 어려운 지문에서 정답의 단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답을 고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정보를 종합하는 능력=과거에는 글의 전반부나 후반부에 정답을 암시하는 문장이 많아, 한두 문장만 제대로 해석하면 답을 찾는 데 별 어려움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글의 전체 내용을 해석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종합·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다. 수능지문을 분석해 보면 끝까지 읽고 내용을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항의 수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글을 읽으면서 글의 논리성과 전개 방식을 속으로 생각하면서 종합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시사적인 내용의 글감=지금까지 시사적인 내용이 출제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낯선 소재의 글이나 시사적인 내용의 글은 배경 지식이 없는 수험생들에게는 상당히 힘이 든다. 시사적 내용의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신문과 잡지이다. 영자 신문을 읽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실력과 형편이 안 될 경우 한글 신문의 사회면, 문화면 등에 나오는 주요 기사를 꼼꼼히 읽어두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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