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경향파 소설가 한설야

1900년 오늘 함남 함흥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 베이징, 도쿄 등지를 오가며 사회과학을 공부했으며 1923년 귀국한 뒤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1925년 이광수의 추천으로 '조선문단'에 소설 '그날 밤'을 게재하면서 등단했다. 같은 해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 창설에 참여했다. 3'1운동, 비밀결사 활동 등을 통해 세 차례 투옥됐다.

간도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한 청년의 삶을 통해 근대화의 기치 아래 농민이 노동자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그린 '과도기'(1929년)는 대표적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식민지자본주의화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상실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 현실과 관념의 괴리를 보여 온 경향소설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편 '대륙'(1939년)은 관동군을 믿고 날뛰는 일본 청년 오야마와 하야시를 통해 만주 식민지화 과정을 그렸다. 1942년 작품 '血'(혈)과 '影'(영)은 조선 청년과 일본인 처녀의 사랑을 통해 가해 민족과 피해 민족 사이의 사랑이란 사실상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회고한 작품. 1962년 출신 성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숙청된 뒤 사망 시점은 불분명하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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