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산은 '별의 도시'를 추구하는 영천의 보배다.
맑은 날이 많아 우리나라에서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웰빙숲 조성으로 산 전체가 삼림욕장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여름 숲 특화사업이 끝나 아직 아는 사람이 드문 편이다.
가파른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정상에 오르면 가슴 속까지 상쾌함을 맛볼 수 있다. 안개 낀 날 산 아래를 바라보면 마치 비행기를 타고 있는 듯하다.
동양 최대의 1.8m 광학망원경이 있는 보현산천문대는 4~6월, 9월, 10월의 네 번째 토요일에만 주간 공개행사를 하고 여름과 겨울엔 출입을 통제한다.
천문대 앞 능선 따라 산책길이 아름답다. 해발 1,124m의 산 정상인 시루봉까지 갈 수 있는 데크로드가 나온다. 이름도 천수누림길 데크로드다. 피톤치드 가득한 길을 걷다 보면 천수를 누릴 수 있을 만큼 건강해진다는 의미다. 참나무숲 사이로 난 목재 산책로를 느릿느릿 걷다 보면 발 아래서 감미로운 음악도 흘러나온다.
연인끼리라면 둘만이 호젓하게 산책하며 도란도란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와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 좋다.
포항 흥해에서 온 홍은선(32)·정지영(32)씨 부부는 "하늘과 맞닿은 산정의 데크로드에 들어서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풍광이 멋있다"고 말했다.
차를 타고 천문대로 오르는 대신 걷고 싶다면 보현산 들머리 오른쪽 건강치료숲지구로 가면 된다. 자작나무숲길, 숲치료길, 꽃색깔구분숲, 낙엽잎색깔구분숲, 밀원수조성숲, 철쭉·진달래복원숲길, 웰빙숲길 데크로드 등 다양하게 조성돼 있다.
임도를 따라 MTB코스도 4㎞정도 마련돼 있어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군데군데 핀 자줏빛 싸리꽃 향기를 맡으며 2시간 동안 페달을 밟을 수 있다.
천문대까지 2, 3시간 등산을 즐기려면 정각리 별빛마을 왼쪽 절골로 향하면 된다. 별을 관측하고 우주의 신비를 체험하기 위해 별빛마을의 보현산천문과학관을 찾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5월 3일 개관 이후 두 달 만에 관광객 1만여명이 다녀갔으며 여름방학이라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보현산천문과학관은 태양, 별, 달을 관측할 수 있는 주·보조관측실, 우주천문 학습전시실, 로봇들의 댄싱쇼 공간, 5D 돔영상관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의 5D 돔영상관에선 사계절 별자리 학습, 우주롤러코스터 상영 등으로 우주를 직접 여행하듯 즐길 수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코스다. 원형돔 안에 누워서 천장의 입체영상에 따라 의자에 전해지는 짜릿한 진동과 바람 등 특수효과로 우주선을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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