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하략)
고려말의 명승 나옹선사가 시 '청산은 나를 보고'를 지어 읊은 문경새재 조령산 흥천사(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에서 제1회 '나옹선사문학제'와 제1회 '한'중 국제 시화전'이 스님들과 시인, 중국 조선족 시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1일 열렸다.
흥천사 문화예술제에는 흥천사 조실 동봉 큰스님을 비롯해 봉행위원장 혜봉 스님, 제전위원장 서지월 시인, 임각수 괴산군수, 작곡가 김정길 계명대 음대 명예교수, 국어학자 정호완 대구대 명예교수, 오주훈 경북과학대학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졌다.
제1부에서는 북방조선족문학회 한일송 회장의 자작시 낭송, 기념패 수여식 등이 열렸고, 제2부 나옹선사를 기리는 '문학의 밤'에서는 타묵 퍼포먼스 서예의 대가 리홍재씨가 나옹선사 시 '청산은 나를 보고'를 현장에서 힘찬 동작으로 썼다.
또 민족 서정시인 서지월 시인이 축시 '나옹선사 오시다'를, 시인이며 작사가인 혜봉 스님이 나옹선사 선시 '참선곡'을 낭송했다. 불교가수 태산법사는 나옹선사 선시에 곡을 붙인 '청산은 나를 보고' 음성 공양을, 현대무용가 유희연씨는 문경새재 서낭신 살풀이 공연을 펼쳤다.
시낭송가 김명음씨가 윤동주 시 '고추밭에서'와 정호완 시 '물소리를 들으며'를, 시낭송가 팔음 김미숙씨는 도종환의 시 '옥수수밭에서'와 정이랑의 시 '붉은고추'를 낭송했다.
이어서 열린 예술가곡무대에서는 계명대 김정길 교수의 창작예술가곡 '쪽빛 하늘''세상끝에 서면''꽃들의 속삭임'(정경진 시 외)을 소프라노 신미경 대구예술대 겸임교수가 노래했다. 판소리 시창연구가 임청명씨는 홍명희 소설 '임꺽정' 판소리창과 '진달래 산천' 시창을 선보였으며, 지성철 기천신검무 단장은 임꺽정 신검무를 펼쳐보였다.
이규복 시인과 고안나 시인이 자작시 '흥천사에 가면' '몽산포'를 낭송했고 조선족 유보옥 시인이 자작시 '두만강 물살' '마음 밖의 세상'을 낭송했으며 동요가수 이춘호씨가 '섬집아기' '나뭇잎배' '아침이슬' 등을 은은한 통기타 반주로 노래했다.
한편 '민족의 숨결을 찾아'를 캐치프레이즈로 16일까지 흥천사 경내에서부터 문경새재 3관문인 조령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서 열리고 있는 한'중 국제 시화전에는 한국 시인 80여명의 시와 중국 조선족 시인의 시 50여편이 전시됐다. 이번 시화전은 국내 시화전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문경새재 조령산 흥천사는 신라 선덕여왕때 창건된 사찰로 원효대사가 100일간 수도 정진한 곳이며, 고려말 왕사인 나옹선사가 기도 중 참선곡을 지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조선 초기에는 대제학 서거정 선생이 문경새재에 올라 고향의 부모님을 생각하는 시를 지어 남겼으며, 암행어사 박문수가 '흥천사 비'를 남긴 곳이기도 하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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