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난 5월 등교하는 초교생을 납치, 감금했다 붙잡힌 B씨는 두 자녀를 둔 30대 가장이었다. 비료판매 영업활동을 해온 그는 영업부진으로 집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서 보증금을 까먹게 됐다. 더구나 신용카드 연체금이 1천300만원에 달했고 은행 대출금도 2천만원이나 됐다. 그는 결국 어린이 유괴라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2.지난달 30일 동네 편의점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고 업주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붙잡힌 대학생 C(28)씨의 범행동기도 생활고였다. 지역 명문대 학생인 그는 경찰조사에서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온 가족이 경기도로 이사하고 혼자 남아 학업을 계속하려 했지만 등록금은커녕 월세와 생활비 마련이 힘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경기침체로 한계상황에 달한 서민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대구경찰청이 올 들어 1~6월까지 붙잡은 강·절도 사건 피의자 중 초범인 경우가 35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6건보다 30%가량(82건) 늘었다. 강도사건은 51건으로 9건 늘었고, 절도는 307건으로 지난해 234건에 비해 63건이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변인물 탐색과 전과 조회 등을 하면 범인의 윤곽이 쉽게 드러났지만 최근에는 초범 비율이 높은데다 전혀 예상치 못한 직종 사람들의 범죄 가담이 늘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강절도 사건의 범인 중 회사원, 공무원, 우체국직원, 대학생 등 평범한 시민들이 많다는 것.
실제 서민들의 빚이 과도할 정도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말 기준 가계신용잔액(가계대출+판매신용)은 688조2천463억원이나 된다. 이를 가구당 부채로 나누면 4천128만원에 이른다. 가구당 가계 빚은 지난 2004년 처음 3천만원을 넘어선 뒤 해마다 늘고 있다.
잡코리아가 최근 20~40대 1천483명을 대상으로 '부채(빚)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4.6%가 '자신 명의로 된 부채(빚)가 있다'고 답했다. 40대가 78.8%로 가장 많았고 평균 부채규모는 1천468만원으로 집계됐다. 잡코리아 측은 "생활비, 학자금 같은 생계형 빚이 많지만 주택 및 자가용 구입 등 소비형 빚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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