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령2만호 특집)[이웃사랑] 수요일마다 나눔의 기적…되돌아본 6년 8개월

병마와 싸우고 있지만 치료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의 이웃들에게 독자들의 사랑을 모아주고 있는 '이웃사랑'. 2002년 11월 시작돼 현재까지 무려 6년 8개월 동안 연재되고 있는 매일신문의 간판 시리즈입니다. 지금까지 이웃사랑을 통해 희망을 얻은 환자들만 해도 317명. 모인 성금이 21억1천259만8천770원에 달합니다. 매주 수요일 매일신문에서는 '작은 기적'이 탄생하고 있고 독자들의 격려가 계속되는 한 '이웃사랑'은 앞으로도 꾸준히 감동 스토리를 이어갈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

현재 '이웃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되고 있지만 첫 연재를 시작할 때의 제목은 '아름다운 함께살기'였습니다. 이 코너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환자들에게 성금을 모아주는 코너로 정착됐던 것은 아닙니다. 당초에는 우리 주위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서로 도움을 주고 봉사활동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가꿔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면에 담아내자는 취지였습니다.

2002년 11월 19일 29면 첫 지면에는 폐지를 주워 마련한 돈으로 하반신 불수의 장애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는 '폐지 줍는 박병모 할아버지' 의 봉사 이야기와 함께 희귀병을 앓고 있는 남매를 수발하고 있는 석용희씨, 백혈병 자녀를 둔 어머니의 사연이 한데 실렸습니다. 이후 매주 고정적으로 아름다운 봉사자들의 사연과 어려운 이웃들의 사연이 한 면씩 연재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지면 사정으로 기사량이 줄어들기도 하는 등 변화를 겪어야 했던 이웃사랑이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모아주는 코너로 자리잡은 것은 2004년 하반기부터입니다. 갈수록 위기에 처한 이웃들의 다급한 요청은 늘어났고, 도움을 주겠다는 독자들의 정성 역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의도된 변화가 아니라 '독자들이 이끌어낸 변화'였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난 사랑

2002년 11월 19일 첫 기사가 나가고 난 후 일주일 만에 52명의 독자가 254만원의 성금을 보내온 것을 시작으로 매주 독자들의 사랑이 매일신문 계좌에 수북수북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회, 한 회 기사가 소개될 때마다 독자들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성금을 보내왔습니다. 본지에 기고하는 필진 중에 원고료를 내놓는 분들도 있었고 송년회 회식자리에서 성금을 모아 전해오는 단체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첫 아르바이트로 번 월급 전액을 내놓은 대학생도 있었습니다.

물론 초기에는 신문에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들을 돕기에는 역부족인 돈이었습니다. 그래서 본지 '아름다운 함께살기' 제작팀은 사연에 따라 100만~200만원씩의 성금을 쪼개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와 같이 일주일 동안 모금된 성금이 한 주 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전달되는 체계는 2004년 6월부터 확립됐습니다. 성금액수가 500만원을 넘어서면서 더 이상 몇주치의 성금을 모아 이곳저곳에 쪼개 써야 하는 어려움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매일신문에 독자들이 보내온 것은 단지 돈만이 아니었습니다. 구병원과 가가성형외과 등에서는 무료로 수술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소아과협의회에서는 모금 활동을 펼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시민들 역시 화환 대신 받은 쌀을 보내오는 곳부터, 고기를 보내주는 식당, 헌혈권을 모아주는 분들, 머리를 공짜로 깎아주겠다는 이발사, 집을 고쳐주겠다는 분들의 문의가 빗발쳤습니다.

◆어려움 속에도 더욱 빛을 발한 '이웃사랑'

'이웃사랑'이 연재되는 동안 대구 지역에서는 '경기침체'라는 말이 끊일 날이 없었지만 이웃사랑 성금 모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만 했습니다. 불황으로 기부도 줄어들고 있다지만 이웃사랑에 보여주는 독자분들의 사랑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것입니다.

2008년에만 연인원 6천300여명에 달하는 독자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보내주신 5억6천400여만원의 성금이 모였습니다. 여전히 극심한 불황의 파고를 넘고 있는 올해 역시 모금액이 벌써 3억7천300마원을 넘어서, 매주 평균 1천380만원의 성금이 모금되고 있습니다.

'이웃사랑'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평범한 이웃들이 보내오신 1만~2만원의 성금입니다.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남편을 둔 때문에 남의 고통이 예사롭지 않다는 할머니, 학교에서 받은 성적우수 장학금을 쪼개 매달 10만원씩 보내오고 있는 대건고 박성문 학생을 비롯해 간간이 학교의 이름으로 성금을 보내오곤 하는 청소년들, 지역 주민의 사연이 보도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성금을 보내주시는 구청 공무원들, 매주 모임을 할 때마다 1천원씩 성금을 거두어 보내주시는 여러 단체분들…. 그 힘으로 이웃사랑은 지금껏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이웃사랑'이 시작된 지 7년째.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이 많습니다. 매일신문은 지령 2만호를 맞아 앞으로도 우리 이웃의 구석구석을 두루 살피고 더 큰 이웃사랑을 실천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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