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령2만호 특집)[이웃사랑] 병원 사회사업팀이 본 이웃사랑

"대구경북 시민들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코너 아닐까요?"

동산병원 이명숙(38) 사회복지사는 "이웃사랑 기사를 보면 경상도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무뚝뚝하기 그지없지만 깊은 속정을 품고 있는 경상도 사람들의 모습을 이웃사랑 속에서 발견한다는 것이다. 이 복지사는 "사랑한다고 소리내 말하지 않지만 힘든 이웃에게 말없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그런 모습"이라며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이어질 줄 몰랐고 점점 더 성금이 늘어갈 줄도 몰랐다"고 했다.

이웃사랑 코너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각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각 병원의 사회사업팀은 치료비 마련에 시름하고 있는 환자들을 찾아내는 이웃사랑 제작팀의 숨은 조력자다. 각 보건소 및 동주민자치센터 사회복지사들 역시 이웃사랑 제작팀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도움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적십자병원 정미희 사회복지사는 "투명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금액이 더욱 늘어나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정 복지사는 "교통사고로 장기가 손상돼 살기 힘들다고 했던 필리핀 아가씨의 경우에는 1천만원이 넘는 성금을 보고 거짓말처럼 회복되기 시작했다"며 "정말 치료비가 막막한 사람들에게는 돈이 가장 좋은 치료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남대병원 남원호 사회복지사는 이웃사랑의 장점을 치료비 목적으로만 성금 사용처를 한정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남 복지사는 "집안에 환자가 있다 보면 치료비 부담에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병원비 외에 교통비와 각종 소모성 물품 비용까지 생각지도 못한 돈이 많이 들게 된다"며 "이웃사랑은 한 주 동안 모금된 전액을 환자들에게 전해주다 보니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꼭 필요한 곳에 성금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금액이 늘어나면서 점점 그 규모에 걸맞은 환자만을 찾게 되는 문제점이 생겨나기도 했다. 적십자병원 정 복지사는 "예전에는 400만~500만원 수준이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주 분량의 성금이 워낙 액수가 커지다 보니 오히려 적은 비용이 드는 환자들은 도움을 의뢰하기가 좀 힘들어졌다"며 "앞으로 이 점은 이웃사랑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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