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잘 살기 위해서는 대도시인 대구부터 중심도시 기능을 복원해야한다. 경북은 생산(제조업·농업)을, 대구는 소비(서비스산업)에 주력해야한다. 대구의 제조업은 공장부지가 적게 소요되는 최첨단 지식기반산업에 국한해야 한다. 또 대구와 경북이 상생을 해야 한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
"대구의 서비스산업 경쟁력부터 우선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제조업만 산업인가? 아니다. 유통업·호텔업 등 서비스업도 사람을 끌어들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훌륭한 도시형 산업이다. 대구는 여기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 제조업 아니면 죽는다는 시늉을 해왔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의 대구, 그리고 대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경북이다." (대구의 한 호텔 CEO)
대구경북이 이제 새로운 관계를 맺고 도시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저한 분업과 협업을 통해 '한몸 경제권'을 만들고 이를 통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올려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구경북 경제권을 끌어가는 기관차라 할 수 있는 대구의 변화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굴뚝형 산업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연기 나지 않는 산업을 통해서도 새로운 '경제혁명'을 만들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기관차의 성능을 키워라
대구경북을 이끌어가는 기관차는 역시 대구다. 대구가 중심도시로서 제 역할을 해야 같은 경제권인 경북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산업과 관련된 대구권의 역량 확충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역내 뿐만 아니라 역외 지역 사람들까지 끌어들여 돈을 쓰게 만드는 소비도시로서의 기능 회복이 이뤄져야한다는 것이다.
"저희 골프장에 오시면 손님들 가운데 서울말이 많이 들립니다. 수도권에서 이곳을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사람들을 끌어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KLPGA대회까지 열었습니다. 그 덕을 보는 겁니다. 일본 골프 업계와도 제휴를 해서 일본 기업인들의 대규모 방문도 예정돼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부산에만 가서야 되겠습니까? 대구경북에도 오도록 만들어야죠. 골프장은 이제 운동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외지 사람, 아니 외국인들까지 끌어들이는 새로운 서비스산업입니다. 이 산업이 잘되면 지역에서 외지인들이 소비를 하고 덩달아 고용이 늘어납니다. 연기나는 공장이 아니고도 우리 지역에 새로운 경제 활력이 생기는 길이 있다는 겁니다." (김수명 인터불고CC 사장)
대구에서 인터불고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인터불고그룹은 인터불고CC 주변을 종합레저타운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터불고CC가 인터불고호텔의 매출을 올려줄 수 있는 만큼 이른바 골프장과 연관 서비스업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증축 계획을 갖고 있는 대구 그랜드호텔. 이곳은 수백억원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새로운 수요를 준비하기 위한 것.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한 그랜드호텔 조성민 부사장은 "지방정부가 제조업에 대한 지원정책은 많았지만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에는 사실 무관심했다.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가 도시를 바꿔놓고 매력있는 도시를 만든다. 이제 지방정부가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유도하고, 투자주체에 대해 어떤 지원을 해줄지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호텔 등 서비스업 기반 구축을 위한 민간자본의 시도에 대해 지방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대로만 갖춰놓으면?
대구에서 역외 사람들을 가장 많이 빨아들이는 곳은 대구 북구 산격동 유통단지다.
이곳에는 대형소매점이 있고, 의류 아울렛, 가구·전자제품 판매점, 공구, 전기·전자재료 판매점까지 모아놨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유통단지는 실패작이란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가볼만한 유통시설'의 집적은 시나브로 역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흡입구가 됐다.
유통단지내에 있는 한 대형소매점의 회원 중 대구경북 이외 지역 회원들이 4천명에 이른다. 부산경남 등 먼 곳에서 차를 타고 대구로 쇼핑을 오는 것이다.
물론 이 사람들은 이 대형소매점에 들렀다가 이웃한 의류 아울렛인 올브랜에 가서 옷도 산다.
김국현 올브랜 대표는 "올브랜은 역외 손님들이 많다. 이 때문에 올브랜은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일정 금액 이상을 산 고객들에게 고속도로 통행료를 되돌려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만큼 역외 사람들의 방문이 많다는 얘기다. 올브랜 카드를 갖고 있는 10만명의 고객 중 10% 가량인 1만명 정도가 경남 등 역외사람들이다. 대구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있는 유통시설을 통해 역외 사람들을 끌어들여야한다. 이미 대구의 많은 유통시설들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 유통산업 등 흡입기능이 큰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줘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옛 밀리오레 등에 자본을 넣은 '도란 캐피털 파트너스'는 대구 성서지역 아울렛인 모다 아울렛에도 투자했다. 사통팔달의 교통을 갖춘 대구가 유통이라는 서비스업종의 성공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라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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