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령 2만호 특집] 2만번이 쉬운가요, 2만번째 홈런까지 한국 야구 28년 걸려

'2만번' 스포츠 기록

스포츠 기록에서 '2만'은 녹록한 것이 아니다. 세월이 켜켜이 쌓여 무게가 더해진 것이며 특히 냉엄한 프로 스포츠 무대에서 10년 이상을 뛰며 그 기록을 쌓기 위해서는 실력뿐 아니라 엄격한 자기 관리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들을 '전설'로 추앙하는 것이다.

2009년 7월 16일 한국프로야구에서 통산 2만호 홈런이 나왔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의 연경흠이 8회 초 솔로 홈런을 터뜨려 2만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3월 27일 MBC 청룡과의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이만수(현 SK 와이번스 수석코치)가 한국프로야구 1호 홈런을 때려낸 뒤 무려 27년여 만에 나온 기록이다.

100년이 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전설로 남았고 그들이 일군 갖가지 통산 대기록들이 쌓여 있다. 그러나 혼자 '2만'이라는 숫자를 채우는 것은 쉽지 않다. 24시즌을 뛴 '안타왕' 피트 로즈가 1986년 세운 통산 최다 안타 기록(4천256안타)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지만 2만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다만 그는 통산 최다 타수(1만4천53타수)에서 2만에 근접했을 뿐이다.

야구보다 개인 기록을 쌓기 좋은 종목은 농구다. 한 팀당 출전 선수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야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량 득점이 나오기 때문. 하지만 국내 농구의 경우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해 '2만'이라는 기록이 쌓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인천 전자랜드)이 개인 통산 1만722득점을 기록 중이다.

50년이 훌쩍 넘은 미국프로농구 NBA 역사에서는 '2만'을 넘어 '3만' 득점을 돌파한 전설적인 선수가 4명 있었다. 통산 득점 1위는 스카이 훅슛을 주무기로 1970, 80년대 'LA 레이커스 왕조'를 건설한 카림 압둘 자바(3만8천387점), 칼 말론(3만6천928점), 마이클 조던(3만2천292점), 월트 체임벌린(3만1천419점)이 뒤를 이었다. '2만' 득점을 넘긴 선수는 모두 29명.

한 경기에 30점을 넘게 넣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지만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13시즌을 뛰면서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가 20개 이상이었던 체임벌린과 빌 러셀의 기록은 놀라울 뿐이다. '2만' 리바운드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운 것도 체임벌린(2만3천924개)과 러셀(2만1천620개) 뿐이다. 물론 '2만'에는 못 미치지만 존 스탁턴이 19시즌 동안 일군 1만5천806어시스트도 대단한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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