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직물의 설계노트' 펴낸 윤길중 (주)풍전티티 고문

"남의 제품을 베끼기만 해서는 대구경북 직물업체들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창조섬유를 만들고 남들이 개발한 특허를 인정·보호 해주는 풍토를 만들 때 대구경북의 섬유산업이 발전을 합니다."

최근 '직물의 설계노트'라는 섬유직물 관련 책을 낸 윤길중(70·사진) ㈜풍전티티 고문은 창조적인 직물개발의 중요성과 이를 보호해 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고문은 한양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후 선경합섬㈜ 동국무역㈜에 근무하다 1983년 YTE에 이어 2000년 직물업체 ㈜풍전티티를 창업을 했고, 현재는 고문을 맡고 있는 등 45여년 동안 섬유업계에 종사해 왔다.

그는 "지난 45여년 동안 섬유직물업에 종사했지만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마땅히 물어 볼만 한 선배도 없었다. 섬유를 공부하는 후배들도 나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경험한 내용을 후배들에게 전해 주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그가 평소 꼼곰하게 기록했던 노트 수십권을 참고로 했고,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기술정보제공사업 일환으로 발간했다. 앞으로 섬유 관련 책을 몇 권 더 발간할 예정이다.

"그동안 대구에서는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한 것이 그리 많지 않았다. 심지어 내 것을 만들어 1등을 하면 망하고 남들이 개발한 것을 베끼면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말한 윤 고문은 "대구섬유가 더 발전하고 살려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신제품으로 가득차야 하고, 독창적으로 만들어 특허 낸 제품들은 베끼지(Copy)하지 않고 철저하게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는 집이 다르면 제품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베끼기 때문에 독창적인 것을 개발한 업체들이 대구국제섬유전(PID) 등 전시회에 출품을 하지 않을 정도"라면서 "만약에 다른 섬유업체에서 개발한 것이 필요하다면 일정한 가격을 주고 구입해 가는 풍토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윤 고문은 타사제품을 모방하거나 베껴 생산하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선포식을 가진 대구경북섬유산업신문화창조협의회를 창립하는데 앞장섰다. 그가 속한 소재개발전문업체인 ㈜풍전티티는 특허만 60개 정도 있을 정도다.

그는 특히 "섬유 관련 연구소들은 잘 팔 수 있는 것들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이를 필요로 하는 섬유 업체에 기술료를 받고 팔고, 섬유업체는 필요한 것은 기술료를 주고 구입해야지 공짜로 받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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