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이 2만 호를 돌파했다. 1946년 3월 1일 창간호를 찍은 이래 오늘로 2만 번째 신문을 낸 것이다. 63년 장구한 시간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령 2만 호를 기록한 신문은 매일신문을 제외하면 4개사에 불과할 뿐이다. 적지 않은 신문이 明滅(명멸)한 한국언론사에서 2만 호 발행은 자유언론의 큰 발자취이며 慶事(경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이 영광은 대구경북 600만 향토민과 독자 여러분이 없었다면 누리지 못했을 축복이다.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
매일신문의 역사는 곧 한국 현대사이자, 바로 대구경북의 산 역사였다. 한국전쟁, 근대화, 민주화, 외환위기로 숨가쁘게 이어진 역사의 격랑 속에서 지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며 달린 매일매일의 생생한 기록이다. 한국 언론의 긍지를 높인 불의에 타협 않는 '正論(정론) 정신'은 2만 호 갈피갈피 배어 있는 우리 모두의 자랑이다. 스스로 돌아보면 격동의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자 목탁으로 깨어 있으려 애쓴 세월이다. 그렇기에 우리 지역 독자 여러분은 매일신문을 '나의 신문' '우리의 신문'으로 자부할 것이라고 감히 말하는 것이다.
지난 시대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중추였다. 우리 지역을 뺀 대한민국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21세기 대격변의 시기에 대구경북은 存亡(존망)의 칼날 위에 서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중화는 3대 도시의 영광을 앗아간 지 오래고 이제는 존립마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이 지역이 처한 위기는 내재적 요인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10년, 20년 후를 깔아놓은 비전이 보이지 않고 지역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지 못하는 게 위기의 본질인 것이다. 수많은 기회를 흘려보내고 빛바랜 과거의 영광에 자만한 시대 착각이 낙오를 불렀다고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외부 환경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 절박한 몸부림으로 미래 동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령 2만 호를 맞아 매일신문은 이 점을 고민한다. 위기의 시대에 이 지역 대표 언론으로서 대구경북이 헤쳐 나갈 앞날의 '방향타'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매일신문의 최대 話頭(화두)인 것이다. 따지고 비판하는 역할을 넘어 대구경북 발전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는 嚮導(향도) 언론으로 자리매김하고자 東奔西走(동분서주)하는 까닭이다. 600만 시'도민에게 희망을, 우리 지역에 비전을 주는 신문이 오늘 2만 호를 발행하며 불끈 쥐는 우리의 다짐이다.
매일신문이 걸어가야 할 앞날이 결코 평탄하지 않을 것이다. 중앙 언론 자본의 무차별적 공세와 방송'인터넷의 파상적 세력 확장은 지역신문이 감당하기 벅찬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날 숱한 역경을 극복하며 지역언론의 앞자리를 지켜온 우리는 결코 물러서고 屈(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험난한 가시밭길도 지역민과 독자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가 있으면 결코 두려워하거나 도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시대 어지러운 매체 홍수 속에서도 종이신문의 가치와 역할은 증대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 보도, 깊이 있는 분석 보도, 신뢰 가는 의견 기사는 종이신문만이 갖는 특징이고 장점이다. 범람하는 쓰레기 정보(Junk Information)의 濁流(탁류)에 휩쓸리지 않고 사실과 진실을 곧추세우는 중심에 종이신문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신문은 독자들이 쌓아준 신뢰를 바탕으로 종이신문이 지향하는 實事求是(실사구시)의 사명을 다할 것이다.
社是(사시)인 '땀과 사랑으로 겨레의 빛이 되리'는 매일신문이 지켜온 至高(지고)한 가치이고 純正(순정)으로 매진할 이념이다. 매일신문은 더 많이 땀 흘릴 것이다. 우리 지역 사회의 중심을 잡는 대표 언론으로 새로이 3만 호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하고자 한다. 시도민의 애정과 叱正(질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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