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느 음식점에 가서 한 번에 자기를 확실하게 기억하게 하는 방법은 뭔가를 트집잡아 되게 호통치면 되고, 반대로 아무리 많이 가도 잘 기억하지 못하게 하려면 한구석에 앉아 소리없이 조용히 식사하고 나오면 된다"고.
'과연!…' 기분 나쁜 일은 즐거웠던 추억보다 더 오래 남는 거니까.
텃밭의 잡초가 생명력이 강한 것처럼, 말도 역시 못되고 나쁜 말이 생명력이 더 긴 것 같다. 다음의 말들이 대개 그런 류에 속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떠들 때 흔히 '시끄럽다'라고 하는데, 경상도에서는 이를 '시끄러'라고 한다. 이 말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꾸짓는다, 야단친다'라는 뜻의 '시카루'(しかる)가 되는데, 이는 고대 도래인들이 아이들에게 '시끄러'라고 한 말을 '야단치나 봐'하고 새겨들은 데서 기인하는데, 규슈의 구마모토(熊本)지방에서는 아직도 원음 그대로인 '시카라'(しから)라고 하며 '귀찮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그리고 '얼간이'는 '얼이 나간 사람'으로 '어리석은 자'를 칭하는데, 일본어로는 '오로카'(愚か)로 '어리석다'는 뜻이다.
또 '비겁'은 일본어로 '히쿄'(卑怯)라고 하고, '비겁한 자'는 '히쿄모노'(ひきょうもの)라고 하는데, 규슈의 가고시마 지방에서는 '겁쟁이'를 '힛카비'(ひっかび)라고도 한다.
'발치구리'의 '발치'는 '발뒷굼치'를 말하며, '구리'는 경멸할 때 쓰는 접미사로 오늘날 '꾸러기'로 변하였다. '발치구리'의 고대어는 '바치구리', 일본어로는 '하시쿠레'(端くれ)로 '나부랭이, 부스러기'라는 뜻이다.
'막 노는 여자'를 '막 굴린 여자'라고 하는데, 이 '막 굴린'이 변해서 된 일본어는 '바쿠렌'(ばくれん)인데, 이는 '소행이 나쁜 여자'를 가리키는 속어다.
당연히 이런 여자는 '몸을 더럽히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서 '몸'의 고대 한국어는 '미'였다.
따라서 '몸이 더럽다'는 '미더러'로, 이것이 일본어 '미다라'(淫ら)가 되는데, 이는 '음란하다, 추잡하다'라는 말이다. 또 여기서 파생된 말이 '미다레'(亂れ)로, '흐트러짐, 어지러움, 혼란'등을 의미한다.
우리는 욕할 때, 곧잘 개를 끌어대는데, 지금도 '개 같은 놈'이라고 하면 아주 치욕적인 욕이 된다. 이 '개나'도 일본어로는 '게나스'(けなす)가 되어 '헐뜯다, 비방하다, 욕하다'라는 말이다.경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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