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 랠리 시동을 건 가운데 원자재 가격도 함께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설탕 등 일부 품목은 이미 폭등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사재기'까지 나타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면 금리가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어 돈 빌린 사람들의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사재기까지 나타난다
대구시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CJ제일제당 등의 업체가 설탕값을 올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은 설탕 확보를 위해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내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설탕값이 최소 10% 이상 올라갈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달부터 큰 창고를 갖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설탕 사재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설탕 사재기가 일어나는 이유는 국제상품시장에서 설탕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영국 런던 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는 정제 백설탕 10월물이 198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LIFFE에서 백설탕은 t당 11.10달러 오른 502.9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는 10월 인도분 설탕이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인 파운드당 19.43센트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설탕 생산 1, 2위 국가인 브라질과 인도에서 원당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설탕값은 급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이달 중 설탕값을 10% 정도 올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설탕값이 오를 경우 빵값, 과자값 등 각종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설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의 원당가는 파운드당 11.2센트였지만 지난달에는 18.2센트로 60% 이상 상승했다는 것이다.
◆원자재 파동 오나?
설탕뿐만이 아니다. 국제상품시장에서 주요 상품가격이 일제히 올라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이 개선 기미를 보이면서 상품 소비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았고 상품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또 경기 회복 기대와 함께 위험 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상품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3일 19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로이터-제프리 CRB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4% 오른 266.23을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26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UBS-블룸버그 CMC 지수도 4.3% 급등했다.
원유를 비롯해 구리 알루미늄 아연 납 니켈 쌀 설탕 고무 철광석 등이 일제히 올해 신고점까지 상승했다. 옥수수와 대두 등 농작물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들의 제조업 지표가 확장세를 나타내면서 원자재 상승 랠리가 가속화할 것이란 예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의 ISM 제조업 지수는 지난달 48.9를 기록,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같은 달 53.3을 기록하며 5개월째 상승했다. 이 제조업 지수들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이하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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