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플루에 '업무 뒤집힌' 대구경찰청

수성서 전경 전원 격리…경비·방범 순찰 등 경찰관 대신 투입해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대구경찰청 정문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지금까지 젊은 전경대원들이 정문 경비를 서왔는데 이날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경찰관들로 근무자가 바뀌었다. 지방청 현관에서 안내를 담당하는 근무자도 나이 든 경찰관으로 교체됐다.

모두 신종플루 때문이다. 이날 대구경찰청 소속 전경대원 18명이 추정 환자로 판명나면서 전투경찰대와 수성서 방범순찰대 등 418명 전원이 부대 내에 격리됐다. 따라서 그동안 전경들이 맡았던 근무를 직원들이 대신 하게 됐으며 집회가 있을 경우에도 전경 대신 일반 경찰관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실, 홍보실 등 직원들의 업무를 보조하던 전경들이 내무반에 발이 묶이면서 해당 부서 직원들도 바빠졌다. 한 경찰관은 "그동안 전경들이 맡아오던 일을 직원들이 3교대로 돌아가며 하고 있다"며 "게다가 입초 근무까지 직원들이 서야 할 상황이라 걱정"이라고 했다. 수성서 방범순찰대와 함께 근무했던 파출소 직원들도 일거리가 크게 늘었다.

이런 불편보다 직원들이 더 걱정하는 것은 집단감염이다. 그동안 전경들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던 일부 부서 직원들 사이에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한 직원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고 잠복기가 1주일인데다 한 공간에서 생활해 왔던 터라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행여 집단 감염이 될 경우 대구경찰청 전체가 마비될지 모른다는 걱정까지 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보건당국이 전경대원 사이에 신종플루 진정 기미가 보인다고 통보할 때까지는 부대원들의 격리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 등 전경대원들이 출동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면 직원부대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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