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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깨나 안전 생각"…팔공산공원관리소 직원들

대구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 백남철(왼쪽) 담당과 직원 이상수씨가 텐트촌을 돌며 야영객들에게 불편사항을 묻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 백남철(왼쪽) 담당과 직원 이상수씨가 텐트촌을 돌며 야영객들에게 불편사항을 묻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여름 휴가철마다 팔공산 계곡과 야영장을 찾는 시민은 하루 5만여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휴가철만 되면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다.

4일 오전 8시 30분쯤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 백남철(50) 담당은 일찌감치 사무실을 나섰다. 휴가철이다 보니 이른 시간부터 피서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동화사 입구 기생바위 계곡에서 물장구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혹시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바위에 부딪쳐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그는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한다. 수태골 입구에서는 라이터나 취사도구를 들고가는 등산객이 없는지 살피는 것도 일과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이죠. 모처럼 휴가를 왔는데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되잖아요."

관리사무소 직원 36명(직원 29명·청경 7명)이 담당하고 있는 구역만 갓바위, 파계사, 동화지구 등 3천536만5천㎡에 이른다. 대구 중구 전체면적(700만㎡)의 5배나 되는 넓이다.

등산로와 계곡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의 안전 및 질서유지가 주업무지만 순환도로 주차관리, 산불예방, 청소 등 정해진 일은 따로 없다. 더욱이 팔공산 집단시설지구에는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수돗물을 생산해 공급하는 일까지 해야 한다.

공무원관리 사무소는 봄에는 상춘객, 가을에는 단풍객을 맞느라, 겨울에는 산불예방으로 사실 1년 내내 비상체제다. 그래도 여름철이 가장 바쁘다. 요즘은 수능을 앞두고 갓바위를 찾는 기도객이 많아 신경이 더욱 쓰인다고 했다. 직원들은 평소보다 이른 오전 8시쯤 출근해 서로 얼굴만 확인하고 사무실을 나선다. 관리구역이 넓다 보니 살펴야 할 곳이 많다. 순환도로와 계곡, 등산로, 야영장 등지와 준공을 앞둔 인공폭포(동화사 삼거리) 공사까지 점검해야 한다. 그러다 버스가 끊기는 오후 10시가 돼서야 산에서 내려간다.

야영객이 많거나 비가 많이 오면 밤을 새워야 한다. 올해는 선선한 날씨 탓에 야영객들이 적지만 100여동의 텐트촌이 꽉 찼던 최근 몇 년 동안 당직자들은 밤새 밀려드는 각종 민원과 질서유지에 짬을 낼 시간도 없었다. 이렇게 다니다 보면 하루 10㎞는 너끈히 걷게 된다고 했다.

최재덕 관리소장은 "팔공산을 찾아준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다 갈 수 있도록 전 직원들이 여름도 잊은 채 팔공산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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