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를 찾아 주세요."
대구에서 해외로 입양된 여성 5명이 3일 대구를 찾았다. 해외입양아연대(GOAL)가 마련한 프로그램 참석차 한국을 찾은 이들은 자신의 혈육을 찾기 위한 단서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이 중 1명만 친척 찾기에 성공했을 뿐 나머지 4명은 여전히 미궁 속에서 헤매고 있다.
질 수후(Jill SooHoo·한국명 김새봄·32)씨는 이번이 3번째 한국 방문이다. 그러나 친부모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월 미국의 홀트재단에 친부모 찾기를 의뢰한 결과 알아낸 수후씨의 생일은 1977년 3월 14일, 그로부터 3개월 뒤 미국으로 입양됐다. 홀트재단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친부의 집에 민며느리로 들어간 친모가 시어머니의 구박을 못 이겨 집을 나와 대구에서 홀로 살았다. 친부와의 교제는 계속됐지만, 친모는 친부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친부는 김씨, 친모는 강씨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수후씨는 오른손 검지 중간 마디 측면에 점이 있다며 친부모 찾기를 희망했다.
안토니아 지오르다노(Antonia Giordano·한국명 김명희·27)씨. 1982년 7월 21일 남부외과의원에서 태어나 3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지오르다노씨의 친모는 1980년 당시 25세로 군인이었던 친부를 알게 돼 교제하다 임신했다. 그러나 출생 당시 친부와 연락이 끊어졌고 친모는 결국 그녀와 헤어지는 길을 선택했다. 그녀는 가슴 쪽에 반점이 있다고 했다.
레이첼 루크(Rachel Luke·한국명 김민자·27)씨는 흑인이다. 1982년 2월 4일 내환의원에서 태어났다는 기록을 찾았다. 이를 근거로 당시 병원에서 출산한 여성들의 행적을 쫓고 있다. 친모가 미혼모 상태에서 자신을 낳고 당시 홀트복지회(중구 삼덕동) 근처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입양 당시 갖고 있던 여권상의 친모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해 봤으나 오류로 나와 더 이상의 추적은 불가능한 상태다.
크리스티나 요한센(Christina Johansen·27)씨는 1982년 2월 7일 밤 중구 약전길의 세종식당 앞에서 담요에 싸인 채 발견됐다. 친모는 생일(1982년 1월 26일)이 적힌 쪽지를 남겼다. 친모가 당시 조산소(현 남구보건소)에서 출산한 것으로 추정, 당시 환자기록을 뒤지고 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친부모를 찾는 과정은 정말 힘들고 슬픈 일이다. 이들은 "남은 기록이 너무 없어 애를 먹었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 강화로 후보자를 찾아도 연락처를 파악할 수 없는 점도 난관이다. 이들은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언론사에 문을 두드렸다"며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랐다. 02)325-6522, 6585.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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