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기부'봉사활동 생활화하자

요즘 우리나라 국민들은 여름철 장마와 무더위에 지치고 특히 올해는 어려운 경제 파고에 더욱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이 많아야 한다. 반갑게도 경제지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한 그 중에서도 적십자회장으로서 반가운 소식은 얼마 전 대통령의 기부 소식이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국민에게 약속한 유례 없는 현직 대통령의 전 재산 기부는 우리 사회에서 박수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

우리나라는 바야흐로 선진화를 위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경제와 사회,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OECD 국가와 경쟁을 하면서 세계 선진국과 견줄 만한 업적을 쌓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특별히 뒤처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기부와 봉사 분야, 재난재해 대비 시스템이 최하위권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부는 계절적으로 많은 편차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개인의 기부가 일반 선진국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항상 연말이면 성금 전달 보도나 재산을 기부하는 할머니의 미담을 듣곤 한다. 경북적십자사에서도 2004년 일명 '호떡 할머니'의 4천만원 기부가 계기가 되어 도내 216명의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안구질환 수술을 해 드린 사례가 있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 비쳐지는 기부의 모습은 부자들과 기업의 홍보성'사회 환원성 기부나, 어떤 할머니의 자선 기부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선진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 지도층의 선도적인 기부 문화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과 아울러 일반인들의 기부에 대한 참여가 보편화되어야 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더욱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 매스컴에서도 심심치 않게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을 접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의 건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일상적인 상호 교류와 소비를 통해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바로 그 건강한 소비의 한 축은 건강한 기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부가 흔히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때는 지났다. 아마도 선진국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요건은 많은 일반 국민들이 봉사활동과 기부에 동참하여 이러한 일들이 일상생활이 되는 것이라 생각하며 보다 많은 국민들이 동참하기를 고대한다.

안윤식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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