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사회 불안증

경쟁적이고 복잡한 우리 사회에서 사회 불안증 환자는 의외로 많다. 사회 불안증은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말할 때 불안을 느끼거나 직장 상사나 평소 자신이 어려워하던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할 때 잘 나타난다. 식당이나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할 때, 이성(異性)을 만나는 등 여러 상황에서 사회 불안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무대에 설 때에도 무대공포증으로 불안감이 나타날 수 있다.

사회 공포증은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그들이 내 행동을 주시하고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불안해지는 것이며, 완벽주의적이고 타인을 의식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어떠한 변화가 갑자기 나타나면 매우 불안해하며 얼굴이 붉어지거나 떨림, 발한, 시선공포증으로 상대방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피하는 등 각종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까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기 때문에 끊임없이 걱정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우울증, 중독, 약물남용 등이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사회불안증은 학업이나 직장생활 같은 사회적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사회 불안증이 있는 사람은 불안 증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문제를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린다. 경쟁심리,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각박한 인간관계 속에서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피해의식과 강박관념이 사회 불안증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상담 받고 있는 한 대학생은 사람들이 많은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사람들이 모두 다 쳐다보는 것 같고 긴장이 되어 손이 떨려서 젓가락질을 할 수가 없으며, 본인이 작은 실수라도 하게 되면 '친구들이 뭐라고 흉을 볼까?'하는 생각에 늘 불안하다고 한다. 대학생은 자신이 어릴 때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했으며 본인도 부모에게 폭행당하며 자랐다고 하면서 그런 집이 싫어서 가출을 하고 비행 청소년이 되어 방황하며 부모의 애를 태운 적이 있다고 한다.

사회 불안증은 일반적으로 유전적인 요인이거나, 또는 어렸을 때 누군가로부터 창피를 당한 경험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은 것에 기인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에 의한 부정적인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는 증세이다. 따라서 불안증은 개인의 오랜 역사를 토대로 이해되어야 하며, 자존심에 손상을 일으키는 경험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불안 증세에 대해 올바르게 파악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김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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