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우의 공연 찍어듣기]색다른 '팔리아치'두 무대

'10'17일 오전 11시 대구오페라하우스, '17~20일 우봉아트홀 개

여름 휴가기간 동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음악계가 다 조용한 듯하다. 독일만 하더라도 전국적으로 수십개의 오페라극장들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수십개의 세계적인 관현악단들이 7월 초까지 공식적인 연주활동을 하다가 보통 7월 중순부터 한 달 정도의 휴가 기간을 가지고 있어 각 지방의 공연장은 자연히 조용해진다.

그러나 이 7, 8월에는 바이로이트의 바그너 축제나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여름 음악축제, 그리고 특수하면서도 세계적인 여러 음악축제들이 열려 세계의 음악인들과 애호가들을 열광하게 한다. 휴가를 즐기는 음악인들과 애호가들도 많지만, 따지고 보면 정기시즌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많은 유명 음악인들이 서로 크고 작은 여름음악제에 모여 음악을 통한 더 크고 우주적인 꿈의 대화를 나누는 셈이다. 이러한 여름 음악제를 통한 세계 음악가족의 꿈 같은 만남은 더 발전된 미래를 위한 원동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8월 중순이 넘으면서 다시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온 음악인들은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세계적인 여름 음악제를 통한 아름다운 대화들은 우리에게도 현실이었으면 하는 부러움이 적지 않다.

소개하고자 하는 공연은 두 공연장의 '팔리아치'.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브런치오페라'와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우봉아트홀 개관 5주년 기념으로 레온카발로 작곡의 오페라 '팔리아치'가 무대에 오른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이 두 공연장이 비슷한 시기에 '팔리아치'를 공연하는 것은 오페라 마니아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작품을 오페라 전용 대형공연장 대구오페라하우스와 312석 규모의 소공연장인 우봉아트홀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단한 식사를 곁들인 낮 공연 브런치오페라의 매력과 밤 공연의 정취도 비교가 될 만하고, 눈앞에서 전개되는 연극적인 '팔리아치'와 큰 공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팔리아치'도 만나볼 만하다.

'팔리아치'의 뜻은 '광대'이며, 이 작품은 마스카니 작곡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함께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베리스모 오페라)의 대표적인 작품이며,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와 더불어 오페라로서는 공연 시간이 비교적 짧은 작품이어서 각기 두 작품이 휴식시간 전후로 동시 공연이 되기도 하는 매력이 있다.

떠돌이 극단배우 카니오와 그의 부인 네다, 그러나 네다는 실비오라는 동네 청년을 사랑하여 두 사람이 같이 도망을 가기로 약속을 한다. 그 사이 극단 단원 중의 한 사람인 토니오도 네다에게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지만 거절당한다. 화가 난 토니오가 네다와 실비오의 관계를 카니오에게 알리고, 카니오는 결국 실비오와 네다를 죽이게 된다. 현실과 무대가 중첩되는 특징이 있는 이 작품에서 '의상을 입어라' '이젠 더 이상 광대가 아니다'와 같은 유명한 두 개의 아리아를 듣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10'17일 오전 11시 대구오페라하우스, 브런치오페라 '팔리아치'. 17∼20일 우봉아트홀 개관 5주년 기념 오페라 '팔리아치' 공연.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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