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잠 깨는 주택시장 타이밍을 찾아라

하락세 마감한 집값, 내집마련 언제쯤 좋을까

대구 주택가격이 3년간의 하락장을 마감하고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매수 여부와 시기에 대한 고민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아파트단지인 상인지구 전경.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대구 주택가격이 3년간의 하락장을 마감하고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매수 여부와 시기에 대한 고민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아파트단지인 상인지구 전경.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움츠러들었던 대구 주택 시장이 최근 몇달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라졌던 거래가 되살아나면서 주택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집값도 3년간의 지루한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의 '매수 여부와 시기'를 둔 저울질도 바빠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주택 시장을 누르고 있던 악재들이 상당 부분 약화되고 있어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대구 집값은 바닥세를 어느 정도 지났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미분양이 많지만 향후 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만큼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매수를 고려해야 될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부동산 지표는 모두 상승세

대구 집값은 올 1, 2월 최악의 상황을 보였다. 미분양이 2만2천가구를 넘은데다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매수세가 실종됐고, 하락폭 또한 2000년 이후 최대 수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상반기를 지나면서 주택 시장은 완연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우선 5월과 6월 대구 아파트 거래량이 연이어 2천500건을 넘어섰다. 2007년과 2008년 대구 월 평균 아파트 거래량은 1천500여건이며 지난해 금융위기 직후에는 1천건 아래까지 추락했었다. 또 미분양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초 2만2천 가구를 넘어섰던 미분양 아파트는 6월말 현재 1만9천가구 수준으로 3천여가구가 줄어들었다.

주택 가격 또한 지난 2006년 7월 이후 하락세를 접고 5월과 6월 보합세를 보합세로 돌아서기 시작한뒤 7월에는 0.1%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표상으로 볼 때 대구 주택 시장엔 뒤늦은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 셈이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 지사장은 "주택 가격은 탄력성이 있어 한번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면 지속성을 나타내는 성향이 강하다"며 "주택시장 악재가 상당히 해소되고 있어 상승세가 크지는 않아도 예전같은 하락장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시장이 활기를 찾은 원인은 크게 6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3년간의 하락장을 거치며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매수세가 높아지고 있고, 정부의 각종 세제 혜택이 뒷받침되고 있으며,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2007년부터 신규 공급이 대폭 줄어들었고 풍부해진 시중 유동성에다 저금리도 부동산 시장 환경을 크게 개선시키고 있다.

◆이제 집 사도 될까요

대구 집값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지역이나 아파트 규모별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집값 상승세의 동력은 중소형 아파트. 대구 미분양의 70% 이상을 중대형이 차지하고 있듯 그동안 공급량이 적었던 110㎡(30평형) 미만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 및 전세가 상승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중대형의 경우는 대다수 지역에서 아직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분양대행사 리코 C&D 전형길 대표는 "시공사들이 앞으로 중소형 위주 분양에 주력할 계획으로 있지만 공급 후 입주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만큼 중소형 아파트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중대형은 미분양이 어느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도 현재를 적절한 매수 시기로 꼽는 이들이 많다.

시공사에서 준공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건 변경을 통해 분양가 이하 판매에 나서고 있고 기존 계약자 급매물도 아직 많아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매수 조건이 상당히 유리하기 때문. 통상적인 할인 조건은 선납 할인을 통해 분양가의 15~20%를 할인하거나 분양금의 일부만 납부한 뒤 중도금 무이자 대출과 잔금 유예(통상 2년)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정부에서 내놓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취득·등록세 경감과 양도세 면제 혜택 등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부동산 중개업 관계자들은 "중대형 전체 가격은 여전히 낮지만 올 상반기 동안 급매물 상당 부분 소화되면서 최저 가격은 몇달사이 상당히 올라가 있다. 가격이 많이 내려간 급매물을 찾는 수요자가 최근 부쩍 늘고 있지만 저가 매물은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여기에다 풍부해진 유동성 탓에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인플레이션 조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인플레가 현실화되면 실물 가격은 오르고 현금 가치는 떨어지는만큼 잔금 유예를 받거나 중도금 대출을 통해 집 장만을 한 경우에는 상대적인 이득을 얻게 된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준공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2006년 이전 분양가에 할인을 하고 있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향후 이 정도 가격에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세제 혜택도 내년부터는 줄어드는 만큼 내집 마련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은 넓고 가격은 내려가 있는 올해가 매수 적기"라고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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