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역 백화점들, 인터넷 유통망 누빈다

대구백화점-CJ쇼핑몰 인터넷에 대백관 입점 , 동아도 패션몰과 제휴

대구에 본사를 둔 백화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시장이 좁다는 것이었다.

역내 백화점들은 한 때 전국 최고라는 명성을 듣기도 했지만 대구경북지역만 시장으로 삼다보니 전국을 무대로 장사를 하는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크게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대구와 동아, 양대 백화점이 본격적인 영토 넓히기에 들어갔다.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 개점을 통한 영업공간 확대가 아니라 저렴한 비용의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다.

◆매출 급증세

대구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대표적 홈쇼핑업체인 CJ쇼핑몰과 제휴관계를 맺고 2006년 9월부터 CJ인터넷 쇼핑몰에 대구백화점관을 입점시켰다. 잠재적 경쟁자인 대형 인터넷 쇼핑몰과 '적과의 동침'을 시작한 것이다.

'적과 한 몸이 돼서야 되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불과 3년만에 대구백화점은 이 사이트를 통한 매출이 2배나 커졌다.

대구백화점은 올해 이 사이트에서의 매출이 1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50억원이면 대구백화점 전체 매출의 3.5%에 이른다.

인터넷 매출은 급성장세다. 2007년 80억원이었는데 2008년엔 120억원으로, 올해는 150억원을 넘길 태세다. 매년 50%씩 성장하고 있는 것.

큰 비용이 들어가는 매장 확대가 아닌 온라인을 통해 부가매출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지방 백화점이라는 한계를 넘어섰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대구백화점은 평가하고 있다. 전국적 유통망을 자연스레 갖추고 있는 것.

입점 품목은 식품의 홍삼, 건강차를 비롯해 생필 잡화에서부터 화장품, 핸드백, 액세서리, 패션 의류, 스포츠, 생활의 주방,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291개 브랜드에 총 상품수는 2만5천467가지에 이른다. 작은 백화점을 인터넷에 옮겨놓은 것.

지난해 겨울에는 한 여성의류 브랜드가 한달에 1억원 넘는 금액을 주문받아 매장 관계자들을 놀라게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등산배낭만 월평균 100개 이상을 팔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몇개 브랜드는 본 매장 매출을 능가하는 기록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

인터넷에서 대구백화점 물건이 잘 팔리는 것은 60년을 넘긴 오랜 오프라인 영업에서의 노하우 때문. 손님이 어떤 물건을 좋아하는지 잘 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백화점은 최근 촬영된 상품을 보정하는 전문디자이너와 상품을 마네킹에 세팅하여 촬영하는 카메라 촬영인력을 12명으로 대폭 보강하고 촬영장도 2배 이상 넓혔다.

◆우리도 한다

동아백화점도 인터넷 패션전문몰 패션플러스(www.fashionplus.co.kr)와 지난해 8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사이트안에 동아백화점 전문관을 마련, 여성, 남성, 스포츠, 키즈 등 약 50여개 브랜드 8천여 품목을 선보이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는 SK가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 11번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패션플러스와 같은 형태로 동아백화점관을 들여놨다.

이 백화점은 또 10월엔 GS가 운영하는 종합쇼핑몰 d&shop을 비롯해 G마켓, 옥션 등과도 제휴를 통해 '동아백화점관'을 만들어놓을 방침이다.

동아백화점 전략마케팅팀 정유석 계장은 "패션플러스, 11번가와의 제휴를 통해 경기도,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을 대상으로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며 "인터넷 취급 품목을 더욱 넓힐 예정"이라고 했다.

◆전국 백화점이 들썩

한편 전국의 중소백화점이 대구·동아백화점과 같은 길을 걸어가려 하고 있다.

AK프라자는 올해 대구백화점이 입점해 있는 CJ오쇼핑과 같은 형태로 백화점관에 입점했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입점해 있는 백화점 행복한세상은 6월에 잡화·패션 전문 인터넷 쇼핑몰인 아이스타일24에 들어왔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 백화점도 올초 디엔샵에 백화점 전문관을 열었다.

대구백화점 인터넷 영업팀 전석환 팀장은 "자사 인터넷 쇼핑몰이 취약한 중소백화점과 상품력이 떨어지는 대형 인터넷 쇼핑몰은 상호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협력적 제휴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랜 영업활동 경험이 있는만큼 인지도만 더 높아진다면 인터넷을 통해 전국 유통업체로 발돋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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