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글 세계화' 성공 위해 해야할 것들

한글이 인도네시아 한 소수민족의 공식 문자로 처음 채택됐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퉁섬에 거주하는 인구 6만여 명의 찌아찌아족은 고유 언어를 갖고 있으나 이를 표기할 문자가 없어 고유어 멸실과 문화의 단절을 걱정해 왔다. 훈민정음학회가 이 사실을 알고 한글을 소개하고 설득해 이번에 결실을 본 것이다.

이미 한글 교과서도 제작돼 현지 학생들에게 문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한글 교육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상용화할 경우 한글이 해외에서 뿌리내린 첫 사례가 된다. 민간 차원에서 한글을 표기 수단으로 보급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게다가 한국 국가 이미지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져 현지인들의 인식이 바뀌었고 한류 등 문화 파급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한글이 우수한 문자임에 틀림없으나 그 자체만으로는 세계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동안 중국과 태국, 네팔 등 오지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한글 보급을 시도했으나 현지 여건이 성숙하지 못하고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탓에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지 적응과 함께 정부'학계의 장기적인 지원과 노력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한 것이다.

정부는 한글을 국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한글 세계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글의 세계화가 성공하려면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장기적 안목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꾸준히 예산과 인력을 투자하다 보면 성과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한국 문화가 현지인 생활 속에 배어들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있으면 한글 세계화는 더 확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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