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쪽짜리 '첨복' 안된다

정부, 대구 신서- 충북 오송 분산 움직임…전문가들 "정치 논리"

정부가 10일로 예정된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선정에서 대구권과 충북 오송 두 곳에 복수지정(분산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백년대계 사업을 충청권의 여론몰이에 굴복,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적지로 대구와 충북 오송이 준비가 잘 된 2강으로 내부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료환경과 의료산업 기반이 튼실한 대구와 달리 충북 오송은 의과대를 포함한 대형 종합병원 하나 없는 의료 불모지인데도 '충청권 배려'라는 정치논리로 첨단의료복합단지 일부 기능을 배치하려 한다고 의료계 전문가들은 비판하고 있다.

아시아 대표적인 의료 클러스터인 일본 고베 첨단의료진흥재단이 임상 등을 위한 병원과의 접근성 부족으로 최근 대형 병원을 신축하고 있고, 해외의 유명 의료 클러스터가 대형 병원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데서 보듯이 충북 오송은 의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라는 것이 국내외 의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제약과 고베 첨단의료진흥재단 등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구시와 교류협력을 하고 협약을 맺을 정도로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성공을 위한 인프라를 구비하고 있다.

대구는 12개 의약학 계열 대학 등 풍부한 의료 R&D 역량과 350년 전통의 한방 인프라를 갖췄다. 또 전국 최대의 IT·신소재 생산 인프라를 갖춘 연관산업 기반, 의료기기 사업의 광역권 선도산업 지정, 36개 제약회사와의 입주협약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구권의 의료 인프라는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한편 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최적지로 평가되면서 충북 오송 등 다른 지자체들은 대구를 의식, 사실과 다른 음해로 대구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근거 없는 마타도어로 대구 흠집 내기를 하고 있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첨단의료복합단지는 국가 경쟁력 강화와 '규모의 효과(경제)' 차원에서도 기능을 집적해야 하고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세계적인 의료 클러스터 조성이 목표인 만큼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의료 인프라가 전국 최상인 대구에 유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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