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4시 20분쯤 대구 남구 봉덕동 봉덕신시장에 30여명의 젊은 여성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쇠고기, 고등어, 대파, 생닭, 양말 등 다양한 시장 물품을 싹쓸이하듯 시장 구석구석을 빠르게 누볐다. 시장 상인들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두 손 가득 물품을 사서 사라진 이들이 누군지 궁금해 하면서도 하루 매출이 올랐다며 기뻐했다.
느닷없는 시장 손님은 인근의 영남대병원 직원들. 이날 오후 4시 봉덕신시장과 영남대병원이 '1사 1전통시장' 자매결연을 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공짜로 장보기' 행사에 참가한 것. 20분 동안 시장에서 쇼핑한 뒤 각자 구입한 물품 가격을 합산해 3만9천900원에 가장 근접한 직원 7명의 물품비를 병원에서 지급하는 행사였다. 우승을 차지한 한지숙 수간호사는 "평소 대형마트보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전통시장에 안 다녔는데, 시설도 깨끗하고 물건들도 싸고 좋아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청이 추진하고 있는 해피마켓 사업의 하나인 '1사 1전통시장' 사업이 시장 상인과 소비자들 사이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인들은 자매결연을 한 기업체·기관의 직원들의 이용이 늘어서 좋고, 직원들은 값싼 물품을 배달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이날 봉덕신시장과 자매결연을 한 영남대병원은 앞으로 상품권을 이용해 정기적인 장보기, 설·추석 명절 전후 전통시장 장터 개설, 사내 행사 준비물 구매 등을 해나갈 예정이다. 또 시장상인회 회원들에 대해서는 병원 의료비 할인도 할 계획이다. 봉덕신시장 상인회에서는 주문 콜센터를 운영해 영남대병원 직원들이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면 직접 배달해주기로 했다.
어물전을 운영하는 김숙자(68·여)씨는 "직원 1천800여 명의 영남대병원과 자매결연을 하면서 상인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돼지국밥집 주인 김성덕(56)씨는 "병원 직원들은 좋은 물건 싸게 사고, 상인들은 의료비 할인혜택을 받는 등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했다.
남구청은 올 들어 관문시장-남구청, 봉덕신시장-영남대병원의 자매결연으로 시작된 '1사 1전통시장' 사업을 남구지역 16개 시장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남구청의 경우 지난 3월 관문시장과 결연한 뒤 지난달까지 25회에 걸쳐 324명의 직원이 3천277만원어치의 시장 물품을 구매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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