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소헌은 떠오르는 신예 작가들의 기획전인 '무빙'(Moving)전을 5일부터 29일까지 연다. 올해 갓 대학을 졸업한 풋풋한 새내기 작가 4명의 전시회가 연이어 갤러리 소헌과 소헌컨템포러리, 두 곳의 화랑에서 동시에 열린다.
'풋내기 작가 기획전쯤이야'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헌측은 그저 풋내기가 아니라 엄선된 작가임을 강조한다. 대구와 서울의 신진 작가 4명을 지난해부터 선정·섭외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릴레이 개인전을 열어주고, 국내외 전시 및 미술 시장 진출을 돕는 등 일년 이상 공을 들였다.
이번에 소헌이 주목한 작가는 이현희와 신기혁(5~15일), 최영과 홍윤영(19~29일)이다. 대구대 회화과를 졸업한 신기혁(25)은 육면체 공간 속에 놓인 대상물을 캔버스에 옮긴 '큐브스케이프'(Cubescape) 작업을 선보인다. 육면체 속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벌거벗은 여인의 뒷모습과 춤추는 발레리나, 계단을 응시하는 중절모의 신사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이 담겨있다. 마치 인형 상자를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종의 눈속임 기법이다. 신기혁은 "사실과 똑같이 그리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빛의 변화와 작은 떨림에도 변화하는 실체를 보게 된다"며 "오히려 눈속임을 통해 오히려 실제보다 더욱 실감 넘치는 환상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
추계예술대를 졸업한 이현희(24)는 몽상을 캔버스에 옮기는 작가다.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듯 실감 넘쳐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작품 '몽상가의 주말 오후'에 등장하는 붉은 색 소파 위의 펭귄은 더위에 지친 나머지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이다. 냉장고에는 시원한 음료 대신 온갖 장신구와 보물로 가득하다. 소파에 웅크린 여우나 혀를 내민 채 물끄러미 관객을 응시하는 욕조 속의 하마는 어떤가. 이현희는 "사람들은 쉬지 않고 꿈을 꾼다"며 "바로 이런 꿈들을 화폭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갤러리 소헌은 신예 작가 발굴을 하나의 화두로 삼고 있다. 소헌컨템포러리 개관 이후 이환권, 홍경택 등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오른 젊은 스타 작가 전시를 개최하는가하면 지난해 '매진' 작가로 유명세를 떨친 이민혁을 비록해 이태경, 곽윤정, 함명수, 김혜연 등 신진 작가들을 잇따라 발굴해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갤러리 소헌의 원창호 대표는 "이제 우리 대구도 이름만을 보고 작품을 사는 데서 떠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후원하고 작품도 소장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며 "이번 젊은 작가 전시도 보수적인 대구뿐 아니라 서울, 부산 등 전국 콜렉터들을 겨냥한 전시"라고 말했다. 053)253-0621, 426-0621.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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