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학연구 몰두' 황영례 경산교육청 장학사

"우리 조상들 생활방식 알아야 새로운 길 찾아갈 수 있지요"

◆황영례는? 1963년 경북 청송 출신. 대구대 유아교육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영남대 철학과 동양철학 박사. 국사편찬위원회 경산시 사료조사위원. (사)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장. 경산교육청 장학사. 친일진상규명위원회 지원
◆황영례는? 1963년 경북 청송 출신. 대구대 유아교육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영남대 철학과 동양철학 박사. 국사편찬위원회 경산시 사료조사위원. (사)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장. 경산교육청 장학사. 친일진상규명위원회 지원 '조선유교회 성립' 관련 연구논문 발표(2008)

서구화의 물결이 주류다. 서구 합리주의적 사고와 생활양식이 자리 잡으면서 자칫 '우리 것' '우리 뿌리'가 잊혀지거나 소홀해지는 데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국의 전통양식과 풍습이나 유교적 정신을 경시하는 풍조도 적지 않다.

황영례(46) 경산교육청 장학사는 우리 민족의 주체성이나 전통·국혼을 바로 세우는 데 관심이 많다. 우리의 뿌리에 대한 무관심이 안타깝기만 하다. 과거와 전통에 대한 명확한 인식 없이 미래는 없다고 여긴다.

유치원 교사에서 장학사로 23년간 교직에 몸담고 있는 황 장학사는 10여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의 사상과 근대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 15년 동안 고서와 골동품 수집에 집착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여 종의 고서와 문집을 모았다. 동양적 삶과 사상에 심취하면서 2004년 늦깎이 동양철학 박사가 됐다. 동양사상과 전통의 복원 등이 주관심사다.

5년 전 독립운동자료인 성세영의 본사행일기 등을 서울 국학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면서 지역 학술연구의 필요성과 국학연구의 확산에 공감했다. 국학연구소의 지부 설치 제안을 받아 2007년 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를 설립했다.

황 장학사는 4월 영천시 화북면 자천리에 있던 상엿집을 국학연구소가 있는 무학산 자락으로 이전, 복원했다. 현존 상엿집 가운데 원형이 뚜렷하고 각종 장례 용구와 당시 문건이 보관돼 있어 보존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것. 지난달에는 무학산 중턱에서 선(先) 소리꾼 송문창(대구시 무형문화재 제7호) 선생의 구성진 앞소리를 중심으로 상여행렬 시연을 하며 '전통문화 복원 한마당' 행사를 가졌다.

'우리 것'에 집착하고 있는 황 장학사를 경산에서 만났다.

-국학이라고 하면 진부하게 들리기 십상인데요.

"국학이라는 것은 어려운 개념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 민족 단위의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의 총칭이지요. 우리 민족문화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문화는 생활방식 아니겠습니까. 오늘날 국학이라고 하면 민족의 문화와 민족정신, 더 나아가 정치, 문학, 공예, 심지어 의복, 음식까지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생활양식은 모두 민족사상에서 나온 것이지요."

-국학을 연구할 필요가 있는지요.

"인간은 본능적으로 창작욕을 갖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창작욕 덕분에 문화가 발전하는 것인데, 인간생활의 필요에서 나오는 필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민족문화 발달의 원동력인 민족사상이 흐릿해지고 관심이 소홀해진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학 연구는 다만 옛것을 찾자는 것이 목적이 아닌 옛것을 알아서 새 길을 찾아 가려는 게 주목적이거든요."

-국학을 쉽게 전달하고, 실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한자로 쓰여진 서적을 현대인들이 알기 쉽게 번역하는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쉬운 예로 명심보감 같은 어린이용 서적도 만화로 만들면 쉽게 다가가는 것처럼, 어른들을 위한 풀이집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학이란 결국 생활습관이면서 문화이지요. 웰빙시대에 발맞춰 우리의 고유문화를 소개하면 현대인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장을 맡게 된 계기는.

"대학 졸업 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어떤 삶이 가치 있는 삶인지 고민하게 됐지요. 그때부터 우리 민족의 사상과 동양철학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우리의 옛 서적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다 5년 전 독립운동의 소중한 자료 중 하나인 성세영(1885~1955)의 '본사행 일기' 등에 대한 감정을 의뢰할 곳을 찾았지요. 결국 서울의 국학연구소에 이를 의뢰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구경북 지부의 설치를 제안받았습니다."

-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는 어떻게 구성돼 있습니까.

"지역의 교육, 경제, 종교인들 가운데 우리의 역사와 사상에 관심이 있는 분 57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내실을 기하고 외연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우리의 바른 역사와 전통을 찾아내고 연구하고 발굴하고 복원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의 선현들 중에는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비롯해 근·현대에 국혼을 가다듬어 암울한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애쓴 분들이 많습니다. 또 영남은 충의를 근간으로 하는 유학정신이 왕성한 곳이었기 때문에 선조들의 정신을 재조명해 나라의 정체성을 찾아내는 데 지역의 인물을 제대로 조명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어떤 활동을 합니까.

"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한다) 재세이화(在世理化·세상에 있으면서 다스려 교화시킨다) 등 대종교 사상에 대한 연구를 기초로 합니다. 나아가 조선시대 주요 학자들의 사상을 비롯해 일제시대 독립운동 자료, 근대 전통 민속자료 등이 국학 연구의 주요 대상입니다. 2007년 1월 1일 지부를 창립한 뒤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자료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경산 무학산의 연구소에서 저명강사를 초청해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매주 1차례 '고전 강독반'을 운영하고, 매년 2차례 '나라배움 답사'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국학 연구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입니까.

"'행복한 삶'입니다. '더불어 사는 삶'일 수도 있지요. 우리 민족의 말과 역사를 제대로 알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고, 또 그러한 삶은 행복으로 연결됩니다. 선현들의 삶을 조명하고, 우리의 뿌리를 찾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의 기초가 되지 않겠습니까."

-동양철학을 공부하면서 역점을 뒀던 분야는.

"일제 강점기 유교 이념으로 암흑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인물과 활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학위논문도 '안순환의 유교 종교화 운동과 녹동서원'을 주제로 했습니다."

-상엿집을 이전, 복원했는데.

"상례도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높다고 봅니다. 연구소 고문인 조원경 목사가 상엿집 이전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우리 민족의 중요한 문화유산인 상엿집 보존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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