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천이지만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있었다. 신천을 경로당 못지 않게 여기는 노인들과 최상의 동네 놀이터로 생각하는 어린이들, 그리고 휴식 공간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가족들의 입으로 신천을 들여다봤다.
침산교 앞에서 만난 최말수(68·대구 북구 침산동)씨는 신천 둔치로 들어가기 위해 '통과박스'로 가는 길이었다. 20년 이상 3공단 인근에 살고 있는 최씨는 해가 갈수록 발전하는 신천 때문에 거의 매일 찾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신천 동로 쪽에 있는 침산교 교량육교를 이용하는 대신 통과박스를 이용하려고 먼 길을 돌아간다고 했다. 침산교 교량육교에 설치된 자전거 전용 경사로가 있긴 하지만 노인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 그래서 지척에 침산교가 있지만 굳이 자전거를 타고 침산교에서 성북교 사이 통과 박스까지 둘러가야 한다고 했다. 유모차나 전동휠체어를 타고 신천 둔치로 진입하려는 시민들은 1㎞ 이상 이동해야 한다. 최씨는 "신천에 노인들도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며 "통과 박스가 설치돼 접근성이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북교 앞 신천 둔치 진입 계단에서 자전거를 끌어 올리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던 김주환(11·대구 북구 산격동)군은 "자전거 경사로를 계단 사이에 설치해놨지만 폭이 좁고 자전거 무게가 만만치 않아 올라가기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했다. 놀이터도 있는데다 사고의 위험성이 적어 친구와 신천을 자주 찾는 김군은 계단 경사로가 제일 두렵다. 김군은 "자칫 힘이 달려 자전거 손잡이를 놓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자전거 파손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도청교 인근에서 자전거를 타던 이현근(62·대구 수성구 두산동)씨 부자는 날씨가 좋은 휴일이면 어김없이 신천을 찾는다고 했다. 이씨는 "자전거 타기에 신천 둔치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부자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이씨는 "상동교에서 침산교까지 왕복 구간만 해도 17㎞가 넘지만, 칠성교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구간에는 유료 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어 자동차와 자전거의 충돌 위험이 적잖다"고 지적했다.
희망교와 중동교 사이의 나무 밑에서 돗자리를 깔고 딸 아이와 휴식을 취하던 이현주(36·여·대구 남구 이천동)씨는 집은 대봉교 인근이지만 1㎞ 남짓을 걸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그늘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 이씨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간임에도 그늘이 있는 곳을 찾기 힘들다"며 "최근 새로운 재질의 자전거 도로가 놓이고 화장실 숫자도 늘어나는 등 개선 속도가 빠르지만 나무가 적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김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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