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대표적 도심하천인 신천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밤낮 구분 없이 시민들의 발길이 몰려 생활문화의 중요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수질도 점차 나아져 물고기와 새, 수달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대구시는 '수변이용 구간' '수변문화 활성화 구간' '하천생태개선 구간' 등으로 구분해 환경친화적 2차 개발계획을 세워 더 진화시킬 방침이다.
1995년 처음으로 신천둔치를 개발한 뒤 차츰 모양새를 바꿔온 신천은 이미 문화공간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어린이들의 놀이터, 젊은이와 장년층들의 운동장, 노인들의 여가공간, 가족들의 쉼터, 연인들의 데이트 공간까지 100% 활용되고 있다. 여름에는 물놀이장, 겨울에는 썰매장으로도 공간을 내주고 있다. 사람과 나무와 자전거, 잉어와 붕어와 꺾지, 흰뺨 검둥오리와 백로가 어우러져 생태·생활문화 공간으로, 시민들의 친숙한 하천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민들의 친숙한 생활문화공간
신천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쉴 틈이 없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자전거든 도보든 구분이 없다. 동이 터올 때쯤부터 신천은 시민들을 맞아 대낮 땡볕 시간대를 제외하고 늘 사람들이 신천둔치를 밟고 있다. 주말에는 땡볕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기에 예외다.
특히 노인들에게 최고의 오락실이다. 게이트볼, 배드민턴은 물론 장기, 바둑, 고스톱 등 그늘이 있을 만한 곳이면 어김없이 노인들의 휴식처가 된다. 젊은 사람들도 6면의 농구장을 덩그러니 놔두지 않는다. 올해 설치된 우레탄 재질의 자전거 전용 도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갔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황토색이었던 바닥이 시커멓게 변했다.
점심시간엔 최고의 식탁을 제공한다. 나무그늘 아래는 더없이 좋다. 소풍나온 기분을 만끽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잇따른다. 생태하천을 표방하는 신천은 아이들의 손에 채집병을 들게 만든다. 가창교와 상동교 사이에는 야외 수영장까지 있어 피서에도 제격.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는 말도 실감할 수 있다.
◆신천, 이렇게 진화한다
대구시는 최근 신천을 크게 3개 구간으로 나눠 개발하기 위한 '신천종합개발 기본설계'를 마련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가창교~상동교를 '수변이용구간'(쾌적한 수변 경관 구간), 상동교~신천교를 '수변문화 활성화 구간(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구간), 신천교~침산교를 '하천생태개선구간'(자연과 함께 교감을 나누는 구간)으로 설정했다.
'수변이용구간'은 시민을 위한 편의·운동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운동, 위락, 수상, 편익 등 인공시설을 중심으로 적극 정비하는 구간. 퇴적지 및 저수로 보전을 위한 완충녹지를 조성하고, 기존 야생화 군락지 재정비로 학습공간까지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변문화 활성화 구간'은 특히 하천의 자연환경이 뛰어난 부분에 대해 자연적 위락시설과 문화시설도 고려하는 구간이다. 공연장, 다목적 광장 등 시설물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휴식과 레크리에이션 활동의 중심으로 삼는다는 것. 하천 둔치에 친수데크, 수변무대 등을 만들어 다양한 문화행사의 장을 마련하고, 접근성과 전망을 확보할 예정이다. 생활체육 특화공간은 물론 대구의 문화축제와 연계된 수변문화 활동 공간 조성도 이 계획에 포함된다.
'하천생태개선구간'은 하천생태 및 경관 보전을 위주로 제한적 이용에 중점을 둔다. 자연학습장 등 보전 경관, 학습 위주의 공간 조성에 방점을 둔다는 것.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해 생태적으로 잠재성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환경·생태적으로 적극 관리돼야 할 지역이다. 신천 이용자들에게 불만 사항으로 지적돼온 칠성교 아래 주차장 규모를 줄여 산책로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포함된다.
◆시민들의 바람과 타도시 도심하천과의 비교
이미 신천종합개발계획이 나왔지만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도 중요할 터.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시간대별로 신천을 찾는 이들을 만나고 개선점을 들어봤다. 만족한다는 대답이 상당수였지만 보완할 점도 적잖았다. 또 다른 도시의 도심하천과 비교했을 때 대구 신천의 부족한 점도 있었다.
특히 접근성의 대표적 잣대가 되는 통과박스와 계단에 대한 개선 및 설치 요구가 많았다. 신천 진입방식의 대다수가 교각 중심의 계단과 경사로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실제 신천둔치에 가기 위해서는 몇 군데의 통과박스를 제외하고는 교각까지 가야 진입이 가능하다. 반면 대전의 대전천과 청주 무심천의 경우 시민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둔치로 진입할 수 있도록 계단을 설치해뒀다. 특히 무심천과 서울 중랑천의 경우 경사로도 적지 않아 전동휠체어를 탄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자전거 도로에 대해서도 보완점이 요구됐다.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지만 칠성교 밑 유료주차장 구간의 단절, 일부 자전거도로와 인도의 미구분 등으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 등이 개선할 부분으로 꼽혔다. 무심천은 이 부분에서 대구가 벤치마킹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색깔로 구분해 충돌사고를 예방하고 있었다. 여름철 대구의 땡볕더위를 피할 그늘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적잖았다.
대구시청 인터넷 게시판 '상상제작소'에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자전거도로 ▷나무 그늘 ▷접근성 등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내놓고 있었다.
김병구·권성훈·김태진기자
사진·성일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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