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대회를 치르겠나?'
2년 앞으로 다가온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준비단계부터 비전문성·비효율성을 드러내 자칫 국제적 망신을 당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공무원 등 행정관료로 채워져 경기운영 전반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육상 붐 조성이나 대내외적 홍보는 뒷전이어서 시민들의 참여 유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대로라면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가 선수단과 대회준비 관계자들의 '그들만의 축제'로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회 준비·운영의 총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조직위는 모두 86명의 적지않은 인력으로 구성됐다. 국내 최초로 육상 단일종목의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한 상황이라 어느 대회보다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조직위의 인적 구성은 거꾸로 가고 있다.
위원장을 비롯한 사무총장(부위원장), 기획조정실장 등 조직위 전체 직원 86명 중 69명이 공무원(대구시 소속 61명·중앙부처 포함 국가기관 8명) 등 행정관료로 채워졌고 외부 민간 전문가는 일부 부서에 국한돼 있다. 게다가 지원본부장, 사업부장, 문화홍보부장, 인력정보부장 등 주요 직책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행정자치부 등 파견 공무원으로 구성돼 지역 주도의 행사주최 의미조차 퇴색하고 있다.
대구대 최종필 교수는 "심판, 운영본부, 홍보, 기획 등은 대회운영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만큼 전문적 지식과 실무경험이 필수지만 조직위의 인적구성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민간 전문가 배제로 국내 육상현실을 감안한 효율적 대회개최나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실용적이면서 독창적인 대회진행이 불투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직위의 대회 성공개최 의지도 상실됐다. 15일부터 2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011대구대회를 앞둔 마지막 벤치마킹의 기회지만 파견단 76명 중 대회실무자는 고작 3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절반 이상을 국회의원, 대구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참관단이 차지했다.
조직위 한 관계자는 "9월에 2009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등이 계획돼 부득이하게 독일 대회에 실무자 파견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육상 관계자들은 "경기운영부터 시설, 홍보, 교통, 숙박 등 베를린대회의 모든 것이 실무진에게는 대구대회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실전 경험인데 오히려 참관단 수가 더 많았던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대회 홍보도 뒷짐만 지고 있다. 육상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낮아 관중동원이 대회성공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독특한 행사나 홍보는 찾아볼 수 없다. 대회 유치 당시 반짝했던 시민들의 관심도 홍보 부족, 부실한 행사 등으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시민 김인수(43·서구 비산동)씨는 "비인기 종목인 만큼 시민들이 육상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홍보노력이 필요한 것 같은데 정작 대구시민조차 대회 정보를 접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조용하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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