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최근 인사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다. 기초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한 기술직 여성 사무관의 경북도 전입을 허용한 것이다. 이는 경북도 인사권자인 김관용 도지사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공무원 노동조합의 반발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경북도 내부에서 파격적인 일로 여겨지는 이번 인사는 산업화 시대에서 공무원 조직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이 사무관에 대한 도 전입 인사 후에도 노조 홈페이지에서는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잘한 일로 보인다. 이번 인사의 대상이 된 사무관은 기술직 지방고시 출신이자 여성이란 두 가지 악재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다.
그는 기초자치단체에서 구조적인 문제로 서기관 승진이 안 되는 상태에서 도 전입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과 기존 틀을 깨지 않으려는 입장에 부딪혀 꼼짝 못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도의 인사권자가 어려운 숙제(?)를 해결한 것은 공무원 조직에 대한 변화를 암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경북도 경우 발탁 인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획일적인 관례에 따라 승진을 포함한 인사가 이뤄진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암울하다. 도 인사권자는 다소 늦었지만 이 점을 직시하고, 앞으로 발탁인사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발탁인사는 대구시를 비롯해 대다수 자치단체가 이미 인사권자의 재량으로 채택하고 있는 일인 만큼 더 이상 파격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모든 부문에서 산업화되면서 급변하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구조조정으로, 공무원 조직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조직은 우리 사회로부터 엄한 심판을 받게 된다.
대학생들의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공무원은 최고 인기 직종으로 분류된다.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공무원은 앞으로 가장 심한 견제를 받아야 할 집단으로 볼 수 있다. 경북도 인사가 앞으로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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