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전 줄부상 삼성 "팀워크로 악재 극복"

박진만, 양준혁, 진갑용, 오승환, 안지만…이번엔 조동찬마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모자 앞부분에 적힌 번호가 하나 더 늘게 생겼다. 조동찬이 무릎 부상으로 당분간 출장이 불투명하게 된 것. 삼성은 롯데 자이언츠와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4강 진입을 노리는 히어로즈(11~13일 서울 목동), 파죽지세인 선두 KIA 타이거즈(14~16일 대구)와 경기를 갖는다. 일정은 가시밭길인데 또 전력 누수가 생긴 것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렇듯 우리 야구 선수들도 종종 부상 선수들의 번호를 모자에 적는다. '너(번호의 주인공)는 늘 우리와 함께 있다, 네 몫까지 열심히 뛰겠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동료애의 표시인 셈. 하지만 팀 전체로선 이 번호가 늘어서 좋을 이유가 없다. 회복 시간이 제법 걸리는 이들의 번호를 적기 마련이라 그만큼 전력에 손실이 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 선수들의 모자에는 7(박진만), 10(양준혁), 20(진갑용), 21(오승환), 28(안지만)번이 쓰여 있다. 이는 주전 유격수, 4번 타자, 주전 포수, 마무리 투수, 필승 계투조 중 1명의 공백을 의미하는 것. 삼성에겐 그 번호들이 더욱 쓰라린 상처일 수밖에 없다. 8월 이내로 이들이 돌아올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웬만한 팀이라면 이미 무너지고도 남았을 상황이다.

그럼에도 삼성이 4위 싸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최형우, 채태인, 강봉규, 신명철 등 타선의 분발과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와 윤성환, 정현욱과 권혁의 역투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5번이 모자에 추가될 상황이 온 것.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조동찬이 9일 롯데전에서 포수와 충돌해 왼쪽 무릎 전·후방 십자 인대에 부상을 입고 3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게다가 이번주 첫 상대인 히어로즈는 3연승으로 상승세다. 5위 삼성과의 격차도 3경기에 불과하다. 타선의 핵 클리프 브룸바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불펜도 지친 기색이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다음에 만날 KIA는 더욱 문제. 롯데를 먼저 만나는 KIA가 롯데를 꺾는 것은 반갑지만 KIA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으면 상대 전적(4승10패)에서 밀리는 삼성 역시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지난해에도 삼성은 갖은 악재 속에 시즌 포기를 고민하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막판에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발휘했다. 일단 1차전 선발 투수인 윤성환이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윤성환은 최근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2.18로 잘 던졌다. 날카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채태인과 강봉규, 신명철에다 최형우의 한방도 기대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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