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첨복 성공을 위하여<상>…산업발전전략 틀 다시 짜자

대구 브랜드 '건강산업도시'로

정부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결정나자 지역에선 침체된 지역경제에 숨통을 틔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경북에는 지난 15년간 섬유산업 육성을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국책사업이 없었던 점에 비춰 의료단지 유치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하지만 경제계·학계 인사들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하고 성장동력화 하기 위해선 대구권 산업발전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의료단지를 토대로 대구 브랜드, 이른바 건강산업도시(메디시티)를 국내는 물론 세계의 주목을 받는 브랜드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의료산업, 건강산업, 생명과학이 도약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선 교육부문을 추가해 적어도 5년, 10년간 이 부문에 '올인(All In)'하는 산업발전전략을 짜야만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장동력화를 위한 기본 과제

지역 의료계 한 인사는 최근 평가단 진입이 예상되던 서울 전문가에게 의료단지 대구유치 당위성을 설파했더니 "밀라노 프로젝트가 실패했는데 잘 할 수 있겠느냐"고 해서 머뭇거린 적이 있다고 했다.

경제 전문가들과 의료단지 유치위 관계자들은 밀라노프로젝트 10년으로 대구가 각종 국책사업에서 소외되는 '잃어버린 10년'이 됐듯이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대형 국책사업에서 대구가 영원히 설 땅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첨단 의료산업 분야는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이미 선진국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한 시장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다. 대구경북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산업발전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다수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우선 2038년까지 투자가 예상되는 사업비 5조6천억원 가운데 민간투자 부분이 3조3천억원 규모인데 민간투자와 정부의 국비투자 등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민간부문이 임상시험센터와 임상시험 비용 등을 부담하는 만큼 민간기업과 연구소 유치가 사업성공의 열쇠다.

조영래 경북대병원장은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산업체와 의료계가 손잡고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다"면서 "2곳이 선정되긴 했지만 대구는 의료와 교육, 이 두 가지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지자체의 육성 의지가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일부 전문가들은 어정쩡하게 의료산업을 육성하기보다는 대구의 경우 아예 의료산업에 포커스를 두는 산업발전전략을 새로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수도권 등이 의료산업 기반과 자본력이 강한 만큼 지역에서 인력양성, 산업정책 등을 첨단의료산업에 맞춰 구조전환 하자는 주장이다.

영남대 이재훈 교수는 "발상을 전환해 가능한 범위내에서 모든 정책을 의료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각오와 마스터플랜이 없다면 좁게는 첨단의료복합단지, 크게는 건강산업도시가 국내외적으로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결국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섬유의 경우 한계상황에 다다른 기업이 많은 만큼 가칭 기업전환센터 등을 만들어 이들 업체를 의료·의료서비스 관련 섬유생산 업체로 구조전환하고 서비스 부문도 의료관련 서비스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것.

나아가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을 비롯한 교육기관도 의료부문으로 특화하고 공고의 경우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형 고교)로 전환해 의료기기나 서비스 부문 현장 실무인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북도와의 연계 협력도 중요하다. 구미 IT, 포항 R&D, 안동 바이오산업과 연계시켜 의료부문에서 전후방연관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이를 계기로 대경권 선도산업인 IT·융복합산업의 조기성과 창출에도 기여토록 해야한다.

김종대 대구건강산업추진 공동위원장은 "축배는 아직 멀었다. 이제 시작이다. 이것 저것 다하지 말고 의료산업 하나만이라도 성공시켜 세계적인 메디시티, 메디브랜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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