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써라.'

미국의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만큼 이 속담을 제대로 실천한 기업가는 없을 것이다. 철강회사를 운영할 때는 노동자를 마른 수건처럼 쥐어짜는 '악덕 기업주'였지만 말년에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사회에 나눠준 '사회사업가'였다.

1853년 스코틀랜드에서 직조공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와 떼돈을 벌었지만 늘 가난한 사람을 잊지 않았다. 1901년 JP모건은행에 철강회사(현재의 US스틸)를 팔고 은퇴한 뒤 남은 18년간 전 재산을 교육, 문화사업에 기부했다. 아들에게 돈을 물려주는 것은 저주나 다름없으며 부자로 죽는 것은 불명예스럽다고 여겼다.

워싱턴 카네기협회를 설립,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 3천개의 공공도서관을 지었고 카네기멜론 대학, 카네기교육진흥재단, 카네기홀 설립 등에 모두 3억5천만달러(2005년 가치 43억달러)를 기부했다. 1919년 오늘, 84세로 사망했을 때 남은 재산은 2천500만달러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의 기부행위도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미국 부자들의 전통과 무관치 않다. 미국 자본주의에서 배울 것이 많은데 유독 좋지 않은 것만 닮으려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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