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을 비롯한 세계 주요 경제기관들은 지구촌의 5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10년 20.8%, 2030년 39%, 2050년에는 48%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7천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46년부터 64년까지 출생자)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미국 전체 평균치의 2.5배에 이른다. 또 일본의 이른바 '단카이'(團塊'덩어리) 세대(1947~49년생) 등을 포괄하는 '뉴실버 세대'가 현재 만든 시장의 규모는 40조엔(400조원)으로 추산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연금 등 각종 공적 연금을 불입해온 사람들이 대거 은퇴하기 시작하는 2010년 무렵이 되면 약 400만명의 연금 수급자가 생긴다. LG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실버 시장 규모도 5년 내 117조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구경북의 실버세대 비중도 2008년 현재 각각 10%, 15%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노년부양비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2008년 현재 대구 12.6%, 경북 21.8%로 2004년 대비 각각 2.6%p, 3.1%p 증가했다.
바야흐로 경제의 주도권이 실버 세대, 확대하면 시니어 세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기다. 하지만 이 거대한 '블루오션'이 불행히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아직 관심권 밖이다. 10년 뒤면 노인의 시대가 되고 노인정책이 경쟁적으로 쏟아질 것이 명확한데도 말이다.
지역 출신의 정부 한 고위관료는 "대구와 대구권이 장노년층 외지인들에겐 전통의 도시, 안정된 도시라는 분위기를 주는 것 같다. 대구경북에는 장노년층이 매력을 가질 만한 문화유산도 많다. 그렇다면 적어도 대구경북 출신만이라도 젊었을 때는 서울, 수도권에서 돈을 벌고 말년에는 고향에 다시 와서 여생을 보내며 돈을 쓰게 하는 실버시티를 만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버산업도 10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투자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대구권은 실버시티(Silver City), 실버산업 육성에 가장 유리한 환경을 가졌다. 실버시티(Silver City)의 전제조건이 메디시티(Medi City)이기 때문이다. 대구는 도심 외곽 어디서나 30분 내에 접근 가능한 대형 병원이 곳곳에 있고,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팔공산과 가야산 등 수려한 자연환경, 청도'성주 등의 전원도시, 1시간 내에 접근 가능한 경북도의 문화유산 등 실버시티, 실버타운 조성의 최적지다.
실버에 대한 투자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겐 큰 '보험'이 될 수 있다. 노인 세대가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배가할 것이다. 젊은 층은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정치적 관심과 투표율이 떨어지는 반면 노년층은 투표나 행동으로 권리 찾기에 나설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실버에 대한 투자는 지방자치단체장 개인에겐 블루오션이고, 지역으로 봐서도 실버산업의 막대한 규모를 보자면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손색이 없다.
이춘수 경제부 차장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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