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1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개각과 관련한 시기와 방식은 내게 맡겨 달라"고 말했다고 김효재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이 전했다.
이날 만남은 정정길 대통령실장,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되다가 단독 회동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경남 양산 재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은 "알았다. 당에서 상의해서 잘 해달라"고 답했다. 박 대표의 대표직 유지 및 향후 지도 체제 개편 문제와 관련해 김 비서실장은 "대표직 유지 여부는 대통령과 상의할 문제가 아니고 당 지도부와 상의할 문제"라며 "조만간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개각 언급'에 따라 개각 및 청와대 인적 쇄신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검찰 고위급 인사가 단행된데다 청와대에도 인사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기 민정수석은 이미 사의를 밝힌 바 있고,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조성욱 민정2비서관은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복귀했다. 신혜경 국토해양비서관도 사의를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이 12일과 13일에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고, 10일 오후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김백준 총무비서관을 급하게 찾은 것으로 전해져 인사 관련 추측이 무성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진이 근무하는 '위민관'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최근에는 거의 없던 일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와대 개편을 먼저 한 뒤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수석비서관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청와대는 인사수석비서관직을 부활시킬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팀에서 담당하는 인사 검증과 대통령실장 산하의 인사비서관실이 맡고 있는 인사 추천 기능을 총괄할 인사수석직 또는 수석급 인사기획관을 신설한다는 것.
한편 박희태 대표가 양산 재선거 출마를 천명함에 따라 지도체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박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면 조기전당대회를 개최해 신임 지도부를 뽑는 방안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는 방안이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