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위원 칼럼]독자의 숨결이 느껴지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대다수 신문들은 독자들의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고자 독자투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쌍방향 매체의 출현과 더불어 참여와 표현의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시민들의 의견 개진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언론이 국민들에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은 분명 올바른 일이며, 공공적 도구인 언론의 사명이기도 하다.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요즘 들어 매일신문의 오피니언 지면에서 일반 독자들의 글을 찾아볼 수 없어 못내 아쉽다. 독자들의 주장들이 실종됨으로써 신문, 독자, 지역사회 간 소통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한번쯤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국지가 매일 독자투고를 규칙적으로 보도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지역 일간지들은 이를 불규칙으로 게재하거나 심지어 생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 신문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보도하여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고 지역사회의 특성을 살려나갈 책무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독자와 폭 넓은 대화, 지면을 통한 피드백 활성화를 통해 지역민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생활 현장에서 발생하는 독자들의 다양한 이야기, 이슈나 사건에 대한 신랄한 비평,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이나 주장을 펴도록 다양한 독자 참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언론사는 독자들이 직접 지면 제작에 참여하는 독자투고란을 운영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긍정적 측면들을 기대할 수 있다. 먼저, 독자투고란은 다양한 지역 문제들에 대한 시민들의 토론 광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한 사람이 기고한 독자투고를 다른 독자들이 접함으로써 서로 알지 못하는 독자들을 정신적으로 맺어 주고, 이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조직하고 형성하는 여론 조성의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

둘째, 독자투고는 신문 논조와 상반된, 혹은 보완된 의견을 담아내어 신문의 사회적 영향력을 적절히 조정하는 견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다양한 관점 제시를 통해 특정 기자나 언론사의 편향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상반된 주장들을 접한 독자는 신문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곧 매체 신뢰도와 연결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독자의 의견 제시는 언론인들이 자신들의 취재보도 활동을 평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불분명한 의미의 내용, 오자, 탈자, 잘못 확인된 기사 등을 발견한 신문 독자들이 이를 적절하게 지적해준다면 언론인들은 자신의 지면 제작 활동에 보다 더 신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독자투고는 다양한 주체들 사이의 의견 교환의 장일 뿐 아니라,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신문의 질을 향상시켜 신문의 신용도를 증대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독자투고란을 활성화하기에 앞서 운영상 주의할 점들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신문사는 자기 입맛에 맞는 기사만을 선별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몇몇 신문의 경우 투고하는 독자층과 글의 내용만 보아도 그 신문의 색깔과 성향을 대략 파악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 신문이 다양한 시각들을 담아내려는 적극적인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건전한 여론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란이 특정 직종이나 단체의 홍보용 수단으로 전략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모 지역에서는 경찰 관련 시책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방법으로 경찰들의 일간지 독자투고를 권장하고 있고, 독자투고 우수자가 인사고과와 이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출처를 분명히 하는 것 못지않게 출처의 의도성을 간파하는 주도면밀함이 필요하다.

신문은 독자의 사랑과 관심으로 살아간다. 지역 여론을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신문에 대한 지역 독자의 관심과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는 다양한 의견들을 알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서 독자투고란의 활성화를 지적해 보았다. 앞으로 매일신문의 오피니언 지면이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소통되는 공간으로 성숙된 모습을 갖춰가길 기대해본다. 이를 통해 매일신문의 공공저널리즘 기능과 역할이 회복되고, 매일의 전통과 역사가 지역민의 진정한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구교태(계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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