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얘들아, 옛날 얘기 들어볼래?"…이야기 할머니 첫 교육

내년부터 현장 활동…전국 확대 추진

"부엉이 우는 긴 겨울밤 화롯불에 알밤 타들어가는 것도 모른 채 푹 빠져들었던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그 기억은 언제나 가슴을 따스하게 해줍니다. 컴퓨터게임과 TV 등 혼자 놀이에 익숙해져 자꾸만 삭막해져 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옛날 할머니가 들려주셨던 이야기로 어루만져 주고 싶어요."

12일 한국국학진흥원 부설 한국인성교육원(원장 윤용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신규교육에 참여한 권은숙(57·안동시 법상동)씨는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조(祖)-손(孫)' 간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소위 세대차이로만 치부했던 '할머니와 손자·손녀' 사이의 벽과 거리를 '이야기'를 통해 허물고 좁혀 나가겠다는 것.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들은 앞으로 지역유치원과 보육원·병원 등에서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미래세대의 바른 인성교육에 나선다.

경북지역 55~65세의 여성 30여명(사진)은 이 사업을 위한 교육에 참여하면서 어릴 적 할머니에게서 들었던 옛날이야기에 대한 추억과 향수, 대가족이 시끌벅적 함께했던 삶, 언제나 한없는 사랑으로 품어주셨던 할머니에 대한 얘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성영자(57·청송군 청송읍)씨는 "도회지에서 농촌으로 시집와서 대가족이 어우러져 살아오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인성을 갖게 되었다"며 "핵가족에다 맞벌이 등으로 홀로 놀아야 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할머니의 따스함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줄 생각"이라고 했다.

앞으로 이야기 할머니들은 흥미롭고 감동적인 이야기, 한국의 설화와 역사서, 위인 전기 등에서 이야기 소재를 발굴하고 애니메이션 등 교재도 개발해 활동을 하게 된다.

한국인성교육원은 2010년에는 이야기 할머니들이 현장활동에 나서도록 하고 2011년 광역시도 단위, 2012년 전국적으로 확대하며 2013년에는 사업대상을 초·중등 학생까지 넓히고 2014년에는 이야기 문화를 범국민적 문화운동으로 이끌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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