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권에만 기댄다" 폄훼…대구 "복수 선정이 되레 역차별"

'대구 선정'에 정치 공세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탈락한 강원 원주, 대전,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치인들이 탈락 이유를 '모든 게 대구 탓'이라며 대구경북과 정부를 매도하고 있다.

평가결과 압도적인 1위로 선정된 대구경북이 다른 지자체들의 분풀이 대상을 넘어 '정치권에만 기대는' 지역으로 폄훼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경북에선 오히려 모든 부문에서 여건이 월등히 나았음에도 오히려 다른 지역의 '정치적 공세' 때문에 단독이 아닌 복수로 지정돼 '역차별'을 받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고배를 마신 지자체의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대구가 선정될 수 있느냐" "의료단지 선정이 정치적으로 결정됐다"는 주장을 하며 대구경북 깎아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 한 국회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부 평가에서 우리 지역이 1위를 차지하고도 정치적 이유로 배제됐다는 제보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위원회 내부관계자로부터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0일 대구 신서혁신도시는 의료기반, 국토균형발전, 부지, 지자체 지원 내용 등 모든 부문에서 가장 앞섰다고 밝힌 바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구 신서혁신도시는 2위와 6점 차의 압도적인 실력(2위권은 소수점대 차이)으로 1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지선정 전에 대구에 대한 마타도어를 일삼은 지자체들도 '총체적인 불공정 게임'이라며 더 승복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 지역에선 평가점수를 공개하라며 국정감사 때 두고보자고 벼르고 있다.

충청권의 한 단체장은 평가자료 제출을 일주일 연기한 데 대해서도 대구를 봐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뒤늦게 뛰어든 수도권의 요청으로 연기된 것임은 이미 밝혀진 사실.

또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실패한 경기도, 인천과 서울, 대전, 강원도 등은 정부의 의료단지 조성계획과 별개의 의료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별도의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의료산업 R&D 역량강화가 목적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과는 다르게 병원·환자 중심의 계획들로 차원이 다른 사업이다.

지역 한 의료인은 "자체적으로 의료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자유이겠지만 그렇다면 정부 공모에 왜 참여했는지 모르겠다. 대구경북 선정에 딴죽을 걸기 위한 분노성 계획으로 본다"고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박광태 광주시장은 "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데 대해 광주시를 대표해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내 통 큰 모습을 보여줬다. 대구시는 전남대병원 등 광주지역 의료기관들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양명모 대구시의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특위원장은 "평가결과 공개는 오히려 대구경북이 원하는 바다. 대구는 역차별을 받을까 노심초사했다. 다른 지자체들이 깨끗이 승복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결과를 분명히 밝히고 복수 지정도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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