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가 '조작'과 '표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류학자 윤무부 박사는 지난해 3월 5일 방송된 KBS '환경스페셜' 자연다큐멘터리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3년간의 기록'편의 일부 화면이 연출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수리부엉이가 야생 토끼를 사냥하는 장면을 촬영할 당시 토끼의 발이 묶여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자연다큐멘터리에서 경이로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세트 촬영과 인위적인 설정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간다"며 "줄잡아 자연다큐멘터리의 70~80%는 이러한 촬영을 통해 탄생하는데 그것을 조작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조작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치며 예를 든 BBC 측에선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BBC 측은 국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KBS의 말처럼 백상어가 물개를 잡아먹는 장면을 찍기 위해 물개를 묶어놓고 찍은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완벽하게 거짓"이라며 "제작진은 상어전문가와 함께 남아공 물개섬에서 수주일간 머물며 생태를 관찰하다 그 장면을 포착해 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S는 이런 논란이 일자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대한 조사를 하고 제작진에게 중징계를 결정했다. 조작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SBS '놀라운 대회-스타킹'은 지난달 '3분 출근법'을 방송한 바 있다. 그러나 '3분 출근법'이 일본 TBS에서 3월 방송된 '시간단축 생활가이드'의 '5분 출근법' 영상을 해당 출연자에게 제공, 3분 안에 해내도록 연습시켜 출연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에 휩싸였다.
SBS는 이 같은 표절이 사실로 조사되자 해당 연출자를 교체하고 사과문을 내보내는 등 발빠른 조치를 취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서지 않고 있다.
단순히 일본 프로그램을 베낀 것에 그치지 않고 제작진이 앞장서서 이를 출연진에게 그대로 따라할 것을 주문한 사실 때문이다. 끼와 재주가 있는 일반인들을 무대에 올려 그들의 재능을 겨루는 프로그램 특성상 제작진이 표절을 지시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시청자들과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을 어긴 셈이다.
그런가 하면 이 같은 표절 논란이 채 식기도 전에 이번에는 '억지 최면'이 문제가 되고 있다. 1일 방송된 '최강 공부법'편에서 설기문 동방대학원 대학교 자연치유학과 교수가 출연,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민호와 2PM의 우영 닉쿤을 비롯해 방청객으로 출연한 청소년들에게 최면을 거는 내용이 방송됐다.
설 교수는 "최면을 통해 5분을 자고도 10시간 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민호와 우영, 닉쿤 및 출연자들을 잠에 빠지게 했다. 깊은 잠에 빠지게 된 우영과 민호는 최면에 걸려 몸을 꼼짝하지 못했는데, 특히 우영은 "무섭다"며 이를 거부했는데도 강제로 최면을 걸어 잠들게 한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닉쿤과 민호는 최면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시청자들은 논란이 된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질타를 쏟아놓고 있다.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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