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의 핵심은 군신좌사(君臣佐使)입니다. 군은 '주 한약재'를 뜻하며 신은 '보조 한약재', 좌는 '독성 중화제', 사는 '오미를 가진 양념'이지요. 이 4가지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조리할 수 있어야 비로소 약선이 됩니다."
약선을 평생의 업으로 여기고 신라 이사금 밥상을 재현해 낸 차은정 한국역사문화음식학교 교수는 먹으면 약이 되는 음식으로 신라 전통음식을 특화해 산업화하고 나아가 세계화를 이뤄나가는 데 진력하고 있다. 고조리서와 박물관 유물 등을 통해 신라음식 식재료를 찾아낸 차 교수는 이사금 밥상을 코스요리 형태로 메뉴를 개발, 일반에 선뵈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신라시대 임금을 일컫는 이사금은 '떡을 어금니로 깨물어 이(齒) 숫자가 많은 사람이 왕이 됐다'는 유래에서 나온 이름. 이는 신라 역사의 중심에 음식 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은연중 암시하는 유래로 봐야 한다는 것. 한의사인 아버지로부터 '음식이 보약이다'라는 것을 어릴 적부터 듣고 배우며 자랐다는 차 교수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과 조리학을 전공해 석·박사를 취득하고 또 다시 한의학과 본초학을 공부하면서 한의학과 조리학의 절묘한 결합물인 약선요리의 정수를 터득해냈다. '약식동원'(藥食同原) 사상에 근거해 산야의 초근목피와 육류를 성미에 따라 다룬다. 오미(五味-달고, 시고, 맵고, 짜고, 쓴맛)를 조절하고 직접 주방을 챙길 정도로 꼼꼼하게 신라 구진미 식재료를 골라 약선요리를 '조제해' 내는 차 교수를 두고 학계와 업계는 '현존 대장금'이라고 부를 정도다.
2003년 부산 영산대 약선학과 초대 학과장을 역임한 차 교수는 일본 약선학회와 중국 동방약선식료학회에도 참여했다.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로 불리는 미국 CIA(Cul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유학하고 2007년 대전대 한의학과 대학원에 입학, 논문 발표를 앞두고 있다. 2007년 세계 음식박람회에서 약선요리로 금상을, 2008년 한국 국제요리경연대회서는 '역사의 혼을 담은 오진미'로 대상을 차지했다.
강병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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