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대 첫 여성총장 취임, 한 학기 보낸 이순자 총장

글로컬라이제이션 교육 추구 2011년까지 영어강의 30%로 확대

"2003년 관광문화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된 경주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문화대학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더불어 천년고도 경주라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이달 초 경주대 공학관 소강당에는 200여명의 학생들로 열기가 넘쳤다. 경주대 광고 홍보 이미지 영상물을 제작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순자 총장이 방학 중인 학생들에게 동원령을 내렸고 학생들은 '학교를 위해서'라는 말에 너나 할 것 없이 시간을 쪼갰다.

이 총장은 "경주라는 최고의 관광지에 터전을 잡았지만 학교의 지명도가 낮다는 이유로 학교와 학생들이 저평가를 받는 측면이 많았다"며 "이제 적극적 마케팅으로 이미지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경주대 첫 여성 총장으로 취임한 뒤 한 학기를 지낸 이 총장. 천년 문화를 자랑하는 경주이지만 지방이라는 약점 때문에 세계를 접할 수 없는 것이 늘 아쉬웠던 그는 부임하자마자 글로벌 프론티어를 제안하고 나섰다.

부임 일성이 실제적 가치와 국제화를 추구하는 신실용주의적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지역적 세계화) 교육이다. '지방화가 곧 세계화'라는 그의 교육 철학과 딱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저는 총장이기 전에 6남매를 키운 엄마입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성의 역할이 정치계'산업계 등 최근 여러 분야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만, 원칙을 지키면서도 엄마처럼 자상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 감동을 주는 리더십, '모성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는 "대학의 리더도 이제는 구성원에게 무조건적인 추종을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희망을 주고 성장의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3월 경주대 총장에 취임한 그는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경주대는 1987년 12월 한국관광대학으로 개교한 이후 2009년 현재 6개 계열, 7개 학부, 36개 학과, 3개 대학원을 갖춘 지역 최고의 엘리트 교육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20년을 앞만 보며 달려온 탓에 교육의 질은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난 6개월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성장통을 겪은 시기였습니다."

대학의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국제화 시대에 부합하는 글로벌 교육과 창의적 실용 인재 양성을 위해 2011년까지 영어 강의 비율을 30%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또 외국인 교원 비중과 영어강의 이수 의무화 비율을 확대하겠습니다."

이 총장은 "국제화는 이제 필수다. 국제학교와 영어유치원의 설립 등 전방위적인 국제 경쟁력 강화 계획과 실행안을 만들어 가겠다"면서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국제적 역량을 키우는 아웃바운드 국제화와 새로운 인바운드 국제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천 방안도 마련했다. 경주대의 특성화된 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미국 등의 자매결연 대학과 산업체'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외국인 학생과 함께 공동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의 교내 설립과 국제교류원의 확대 개편 및 중국 내 대학의 대학원과정 개설에 관한 구체적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유도 3단으로 문무를 겸비한 그는 3남3녀의 어머니로서 아직도 출근 전에 자녀들의 아침밥을 꼭 챙기는 '맹렬 엄마 총장'이기도 하다. 몸에 밴 모성리더십으로 총장에 취임한 후 처음 한 일이 아침밥을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갓 구워낸 토스트와 커피를 일일이 챙겨준 것이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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