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복면허' 따자 … 운전면허시험장 '북적'

8·15 사면 시민들 몰려 업무 1시간 당겨 시작

17일 오전 대구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에 8.15 특별사면으로 운전면허 취득 자격이 주어진 취소자들이 면허 취득을 위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붐비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17일 오전 대구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에 8.15 특별사면으로 운전면허 취득 자격이 주어진 취소자들이 면허 취득을 위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붐비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17일 오전 8시쯤 대구 북구 태전동 대구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은 평소보다 일찍 북적였다. 8·15 특별사면으로 운전면허 취소자의 결격사유가 사라지면서 운전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면허를 따기 위해 몰렸기 때문. 김모(44·동구 신천동)씨는 "면허가 취소되는 바람에 그동안 행상일을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사면으로 기회가 주어져 문을 열자마자 달려왔는데 사람들이 많아 빨리 시험을 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회사원 이모(33)씨는 "한순간의 실수로 면허가 취소돼 그동안 남구 봉덕동에서 회사가 있는 성서까지 출퇴근길이 너무 불편해 사면 소식이 들리자마자 달려왔다"고 했다.

8·15 특별사면 이후 이른바 '광복면허'를 따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첫날부터 몰리자 운전면허시험장은 평소 업무시간보다 1시간 앞당긴 오전 8시부터 학과시험 접수를 받았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접수된 학과시험 응시자만 150명. 시험장 관계자는 "평소 오전엔 한산했으나 모든 창구에 길게 줄을 설 정도로 응시생이 몰리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응시생이 올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업무시간을 앞당겨 시험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험장은 보통 하루에 600명 정도 학과시험을 치르지만 이번 주는 700~800명까지 받아 대기시간을 줄이고, 기능시험(하루 260명)도 평소보다 많은 응시생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운전면허증을 손에 쥐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학과 및 기능시험을 통과하더라도 도로주행은 시험관과 일대 일로 시험을 치러야 해 하루 응시인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 도로교통공단에서 6시간 교육을 수료해야 하고 신체검사도 미리 받아야 학과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시험은 학과-기능-도로주행시험을 모두 거쳐야 하고, 적성검사 미필로 취소된 경우에만 기능시험이 면제된다.

도로교통공단 측은 대구지역에 이번 특별사면 대상자가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매주 화, 목요일과 세 번째 일요일 실시하는 면허취소자 교육을 이번 주는 매일 열고, 교육인원도 150명(교통공단)에서 추가로 400명(교통연구원)을 더 받기로 했다. 경찰청도 앞으로 한달 동안 토·일요일에도 운전면허 특별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역 자동차운전전문학원들도 '광복절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북구의 한 학원 관계자는 "최근 교육시간과 인원, 면허증 취득 시간 등을 묻는 전화가 부쩍 늘고 교육생도 30% 가까이 늘었다"며 "면허취소자 경우 운전경력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상당수는 도로주행시험이 면제되는 대형면허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특별사면자들이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고 시험장을 찾는 경우에 대비해 면허시험장 주변에서 무면허 운전 단속에 나서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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