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선수를 세계적 피겨 여왕으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그녀의 코치 브라이언 오서는 그의 자서전에서 "연아의 재능을 하늘이 준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연아가 연습하는 과정을 딱 사흘만 보라"며 "연아의 유일한 결점은 가끔 지나치게 연습을 하는 완벽주의자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저께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던 아이스쇼 공연에서 김연아 선수는 미국의 피겨 영웅인 미셸 콴을 소개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미셀 콴을 존경했다고 하고 이런 자리가 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고 영광스런 자리에 있게 돼서 너무 기쁘고, 미셸 콴 선수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한 오늘의 김연아 선수가 있기까지는 오서 코치를 만나 과학적이고 전문적 지도를 받은 때문이기도 하다. 오서 코치는 캐나다 선수권대회를 8연패했고 동계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은메달을 딴 캐나다 최고의 남자 피겨선수였다. 이렇게 볼 때 오늘의 김연아 선수가 있기까지는 엄청난 연습, 어렸을 적부터의 열정, 그리고 탁월한 코치와의 만남이라는 3요소가 잘 결합된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대니얼 코일은 최근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여 세계적으로 성공한 수많은 사람을 취재한 결과, 이들에게서 세 가지 법칙을 발견했다. 그것을 그는 '탤런트 코드'라고 명명했다.
첫 번째 법칙은 '심층연습'(deep practice)이다. 선천적 능력보다 엄청난 연습의 힘이 성공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브라질이 훌륭한 축구선수를 쏟아낸 비결 중의 하나는 어디서나 할 수 있는 풋살(futsal)이라는 운동경기 때문이다. 풋살은 1930년에 우루과이의 한 축구코치가 비오는 날 훈련하기 위한 대안으로 개발했는데, 특히 브라질의 인구가 밀집한 도심지에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풋살선수가 공과 접촉하는 횟수는 일반 축구선수보다 단위시간당 6배나 더 많다. 또한 공이 작고 무겁기 때문에 훨씬 정교하게 다뤄야 한다. 정확한 패스 각도와 공간을 찾아내고 선수들 간의 연결이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이 풋살경기의 핵심이다.
탁월한 재능의 두 번째 법칙은 '개인적 열정'이다. 마치 김연아 선수가 어릴 적부터 미국의 피겨영웅 미셸 콴이 되겠다고 의지를 불태운 것과 같다. '그들처럼 하는 것'이라는 단순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닮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들처럼 하는 것이다. 힘든 상황 속에서 그 난관을 헤쳐가기 위해서는 열정이라는 점화장치가 필요하다. 열정이 심층연습으로 점화된다.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에 있으면 열정이 생겨나지 않는다. 열정의 방아쇠는 힘들고 눈물겨운 환경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하는 꿈과 열정이 심층노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세 번째 법칙은 '전문적 코칭'이다. 즉 풍부한 능력을 가진 조련사의 가르침이다. 훌륭한 교사나 코치의 적절한 지도는 탁월한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끄집어내어 구체적으로 길러주는 핵심요소이다. 재능의 조련사들은 대체로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아주 정확하고 예민하게 관찰하며 학생의 성격에 맞는 구체적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적 코칭능력을 지닌 사람은 우리 가까이서 발견될 수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이웃 할머니가 전문코칭을 할 수도 있다.
탁월한 재능을 지배하는 대니얼 코일의 세 가지 법칙은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 기업체, 대학, 각종 단체, 그리고 지역과 국가에도 적용 가능하다. 특히 지역의 변신을 위한 지역의 재능을 발견하고 지역의 지속적 번영을 촉발하기 위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올해 광복절은 경상북도 도청 소재지였던 대구부(府)가 대구시(市)로 간판을 바꿔단 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250만명이 넘는 인구를 지닌 대도시이지만 일인당 지역총생산은 16개 시도 중에서 계속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산업이 침체되고 위기의식이 팽배하고 자신감도 없어지고 있다.
그러나 힘들고 지치고 침체된 상황이 변신을 만드는 씨앗으로 작용하는 원리를 활용해야 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쇠락하는 마늘농업지역에서 일약 세계적인 첨단산업도시로 변신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사막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세계적 관광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조그만 시골마을이었던 선전이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세계적 경제자유특구 대도시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침체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특유의 열정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또한 각계각층에서 일류가 되기 위한 심층노력이 요원의 불같이 일어나야한다. 동시에 각 분야마다 경험 있는 실용적 리더십이 열정과 심층노력과 결합한다면 지역의 그 탁월한 재능은 재발견되고 시민이 단합되어 융성하는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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