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전세 40대 집 마련할까, 자산 불릴까?

실수요자 집마련 해볼만…적금·펀드 배분을

Q. 많은 사람들이 집에 목숨을 겁니다. 조금씩 아파트 면적을 넓혀가려고, 좀 더 학군이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가려고, 가진 돈을 몽땅 털어넣습니다. 그러다 보면 은퇴 시점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집 말고 다른 재산이 별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수십년이나 지속되는 기나긴 은퇴 생활이 남아있는데도 말입니다.

봉급생활자로는 비교적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김재봉(가명·40)씨도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셋집에 살고 있는 그는 내 집 마련을 지금 해야 할지, 또 집 마련 이외에 어떤 재무목표를 세우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 보따리를 안고 있습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김씨의 고민 보따리를 풀어봤습니다.

A.

◆실수요자라면 내 집 마련 검토해볼 만하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 진작을 위해 풀린 유동성의 힘으로 주식시장이 지난해 미국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부동산시장도 서울의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버블 세븐 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자산 버블 경고음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의 부동산시장도 바닥을 어느 정도 지났으며, 실수요자라면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시각이 많다. 김씨는 전세로 살고 있는 아파트 소유주로부터 매수 권유를 받고 이번 기회에 내 집 마련에 나설지를 고민 중이다.

김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전용면적 85㎡, 34평형)의 시세는 2억6천, 7천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2억원에서 2억1천만원 정도다. 김씨처럼 무리한 대출을 받지 않고 자기자금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나쁘지 않은 시점이다.

특히 김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수성구라서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김씨에게는 교육여건도 좋은 편이다. 대구지역의 아파트 가격의 하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점 대비 약 20%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펀드, 시장전망보다는 자산배분전략이 중요

김씨가 내 집 마련에 나선다면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이다. 기형적인 자산구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내 집 마련 후에는 본격적으로 금융자산을 형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목돈 형성을 위한 금융상품으로는 크게 은행 적금과 주식형펀드가 있다. 저금리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우리나라의 경우, 적금은 단기예비자금을 모으는 수단이지 자산운용의 수단이 아니다.

반면, 펀드는 단기자금을 모으는 수단이 아니라 장기적인 목적으로 가지고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해 자산운용을 목적으로 하는 수단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펀드를 단지 높은 수익만 추구하는 금융상품으로 인식해서는 안 되며, 자산배분시 반드시 적금과 펀드를 목적에 맞게 병행해야 한다.

그런데 왜 개인 투자자가 펀드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손실을 낼까? 바로 유행이나 테마, 또는 시장이 상당히 오른 후 뒤늦게 뛰어드는 뒷북 투자 때문에 그렇다. 개인 투자자들은 고점에 뛰어들어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못 버티고 빠져나간다. 이게 계속 반복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매수를 하면서 코스피지수를 1,600 가까이 올려놓았다. 그런데 지금 주식형펀드에서 원금을 회복한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환매가 많은 편이다. 코스피지수가 1,600, 1,700을 넘어서면 다시 주식시장으로 대거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되고 투자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자산배분은 목적에 따라 저축계획을 짜는 것

김씨는 아파트를 장만한 후에도 대출이자가 없기 때문에 저축금액은 지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김씨는 지금까지 내 집 마련을 목표로 매월 200만원씩 정기적금에 넣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매월 저축금액을 50만원 늘려 250만원씩 저축할 것을 권한다. 조금 빡빡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목돈을 모으려면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중간에 너무 버겁거나 지출사항에 변동이 생기면 적립식펀드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으므로 문제가 안 된다.

정기적금에 넣는 50만원은 만기 후 필요하면 지출에 충당하고 다시 정기적금 50만원을 넣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만약 자금용도가 따로 없으면 자산운용목적으로 거치식펀드에 넣어 장기간 굴리면 된다.

적립식펀드는 5년 이상 장기간 저축한다는 생각으로 주식시장의 시황과 상관없이 꾸준히 적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립식펀드 50만원에는 자녀교육자금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놓자.

그리고 10년 전에 가입한 종신보험을 깨고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하는데, 종신보험은 절대 해약해서는 안 된다. 10년 전에 가입한 종신보험은 그 당시 금리가 상당히 높아 보험료가 저렴하게 책정됐으며, 또한 나이에 따른 보험료 차이를 감안하면 매우 유리한 시점에 가입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준비, 금리형보다는 변액보험이 유리

내 집 마련이 끝났다면 그 다음으로 많은 돈이 들어가는 재무목표는 바로 노후준비다. 15년 후에 은퇴를 하고자 하는 김씨의 노후자금은 지금부터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빨리 시작할수록 부담이 줄어들고, 가입시점의 경험생명표 적용으로 매월 받는 연금액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금보험과 관련, 금리형과 변액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후준비는 금리형보다 변액보험이 유리하다. 5%대의 공시이율로는 물가상승률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목돈을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있다. 김씨 또한 노후자금의 안정성이 걱정된다. 그러나 변액연금보험은 대부분 주식형펀드의 편입비중 50% 이하이며, 또한 일시금으로 찾지 않고 연금으로 전환, 매월 연금으로 받게 되면 납입한 원금은 보장되기 때문에 다소 안정적이다.

그리고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10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변동성이 많이 줄어들어 안정적인 수익을 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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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김병육 전문위원 삼성증권 대구지산지점장 /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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