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이 보인다]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

주식시장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그 열기가 뜨겁다. 1년 넘게 반토막난 펀드가 이제 플러스로 돌아서는가 하면 주식시장의 개별 종목 상승세는 투자자로 하여금 달콤한 상상을 유도한다. 이런 분위기는 당장이라도 얼어붙은 경기를 녹이는 것 같고, 이로 인해 부동산까지 꿈틀거린다. 그러나 꽃은 열흘 붉은 것이 없고, 사람은 100일을 한결같을 수 없다는 말, '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花無十日紅 人不百日好)를 잊어서는 안 된다. 투자시장애서 이말만큼 맞는 말도 없을 것이다. 이런 때 전문가의 글을 빌려 돈과 투자에 대한 기본이해를 한번 곱씹으며 템포를 늦춰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돈에는 의미가 있다. 내가 벌지 않은 돈이나 쉽게 번 돈들은 기존의 우리가 갖고 있던 돈의 의미를 바꾼다. 최근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소액결제 기능이 추가돼 수시 입출금뿐 아니라 신용카드 기능까지 생겨났다. 이제 은행과 증권사 간 예금상품의 무한경쟁시대가 왔고 그 부가기능도 다양해졌다. 이로 인해 투자 방법을 놓고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금융자산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굴릴 수 있다. 하나는 예금하는 것, 또 하나는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예금도 어떤 의미에서는 투자다. 투자 시장이 하락 일변도일 때 예금은 분명히 좋은 투자가 된다. 하락장의 손해에서 벗어나 나중에 더 좋은 투자 기회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를 시작하기 전 어느 정도의 목돈을 만들려면 예금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어떤 이들은 투자할 종자돈을 만들려고 처음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기도 한다. 이는 시간적인 제약과 이자 부담감, 그리고 원금을 지켜야 하는 강박관념 때문에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빌린 돈으로 목돈을 만들 가능성은 극히 낮다.

사람들은 돈에 따라 마음속으로 각각의 의미를 담아 둔다. 돈에는 숫자가 적혀 있고, 그 숫자가 같으면 동일한 가치를 지니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어떤 돈을 벌게 된 사연과 돈에 투영된 자신의 감정에 따라 돈을 나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돈에도 종류가 있다. 잔돈'목돈'푼돈'공돈'누가 준 용돈'내가 번 돈'의미 있는 돈'의미 없는 돈 등.

돈 중에서 가장 벌기 힘든 돈은 무엇일까? 바로 공돈이다. 공돈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벌 수 없다. 다만 어느 날 갑자기 내 손에 떨어진다. 공돈이 생기면 친구들을 불러내 한턱내기도 하고 모처럼 백화점에 가서 비싼 물건을 사기도 하지만 어렵게 수중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면 그돈이야말로 가장 귀중하게 생각해야 할 돈이다. 투자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이 좋아 투자하는 족족 큰 이익이 난다면 그 수익을 아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반면 시장 침체기에 투자해 성과를 냈다면 그 수익을 꽤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 '쉽게 들어온 돈은 쉽게 나간다'(easy come, easy go)는 외국 속담이 있다. 밤새 땀 흘려 일해 번 돈은 적더라도 그 쓰임새에 엄청 신경쓸 수밖에 없다. 자녀에게 돈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싶다면 아르바이트를 시켜보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는 이유다.

이렇게 같은 돈을 마음속으로 분류해서 생각하는 오류를 '심리회계'(mental accounting)라 한다. 이는 우리가 뭐든지 분류해서 생각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자인 토머스 길로비치는 심리회계에 휘둘리지 않고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공돈'푼돈이 생기면 바로 예금할 것을 권한다. 돈의 의미를 바꾸거나 원래의 정체를 알 수 없게 만들라는 것이다. 의미를 바꾸는 '돈세탁'(money laundry)인 셈이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돈에 관해 신경을 덜 쓰며 살고 싶어한다. 돈이 뭉쳐진 목돈은 일정 규모가 되므로 신경 쓰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굴러다니는 동전'잔돈'푼돈은 신경 쓰기 귀찮아진다. 이것 역시 규모가 되는 목돈만 관리하고자 하는 심리회계다. 만약 이런 돈들이 있으면 단위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 목돈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100만원 단위로 관리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잔돈이 생겼을 때 빨리 그 단위로 만들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처럼 돈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매우 감정적이고 자기편의 위주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목돈을 만드는 데 한걸음 앞설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투자의 시작은 돈을 아는 것이다.

053)746-2211

▨하이 행복만들기 증권 투자신탁1호=살아있는 포트폴리오 운용전략을 추구하는 펀드로 표현된다. 기업 직접탐방과 리서치에 근거한 내재가치 분석을 통해 종목 발굴과 시장 대응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 이분화 전략은 소위 '7030'이다. 펀드 운용자산의 70%는 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장지수를 추종하고, 나머지 30%는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적극적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방식. 운용수익률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장 포트폴리오는 시가총액 상위 60개 종목 중 20개 내외로 구성되며, 적극적인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략 포트폴리오는 시장 포트폴리오 대상 이외의 저가대형주나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된다. 관계자는 "펀더멘털에 근거한 리서치 베이스 운용을 근간으로 하되 적극적인 시장대응으로 초과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 운용시스템의 지향점이며, 2004년 10월 설정 후 상승국면에서 시장 대비 높은 초과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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