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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화를 마시고 싶어…우주연 사진전

우주연 작
우주연 작

갤러리 다미는 현재 미국 콜로라도대 회화과 조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 우주연의 전시회를 29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주변 환경 마시기'(Drinking Your Surroundings). '일상적 사물을 대상으로 공간적인 영역을 아우른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지만 의미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우주연의 작품을 보는 순간, '주변 환경 마시기'라는 의미를 명확하게 알게 된다.

작품에는 물이 가득 찬 유리잔이 등장하고, 그 잔 속에는 작품마다 다양한 사물들이 담겨있다. 우리가 알약 한 알 쉽게 삼켜서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을 섭취하듯이 낯선 문화를 쉽게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엉뚱한 욕심에서 출발한 시리즈. 우주연의 작품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동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삶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주변 환경 마시기' 시리즈는 작가가 6년 동안 주변 환경과 일상을 수집한 뒤 유리컵에 담아 기록한 300여개의 디지털 사진 작품들 중 일부이다.

오래 된 성당이나 넓은 공동묘지, 큰 보름달 등 온갖 주변의 이미지를 작게 출력한 물이 담긴 컵에 담근다. 그때 물에 의해 이미지가 왜곡되거나 확대되어 다른 이미지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작가는 재촬영해서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을 어항 속의 금붕어와 같이 생각한다. 금붕어가 어항을 집어삼키는 것은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작업에서라도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하고 싶다고 한다. 우주연은 2003년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에 유학을 가서 드로잉과 페인팅을 전공했다.

053)952-3232.

김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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