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구 중구청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중구청이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주최한 '제6회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230개 지방자치단체와 경쟁해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공공시설 디자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쥔 것.
취임 후 직선보다 곡선의 미학을 강조해 온 윤순영(57·사진) 중구청장은 "현재는 단순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닌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몫"이라며 "사람들이 정감있게 과거를 돌아보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꺼내 미래의 귀감으로 삼을 수 있는 중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골목 속에 녹아 있는 이야기를 하나하나 찾아내 아이들에게 골목 안 동심을 그대로 물려줘야 한다는 것.
특히 그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묻어나는 골목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업의 연속성과 지구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유산과 실정을 모른 채 가시적인 성과에만 열을 올리는 공공 디자인 사업은 금물입니다." 윤 구청장은 이러한 소신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동성로 공공디자인 사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것도 윤 구청장의 끈질긴 대화와 타협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동성로 노점상 문제를 놓고 수개월에 걸쳐 상인들을 설득하지 않았다면 동성로 공공디자인 사업은 실현될 수 없었다는 것. 윤 구청장은 공공 디자인 사업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주문했다.
"우리가 호흡하는 공간은 시민들의 사랑이 없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빛이 바랩니다. 내년이 되면 동성로의 나무들도 더욱 울창하게 될 텐데 시민들의 동성로에 대한 사랑도 그 나무만큼 커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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