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를 보자] 세계의 명화 '특전 유보트'

22일 오후 11시 10분

2차 세계대전 초기 U-보트 함대는 대서양을 지나는 상선들을 무차별 침몰시키며 영국을 위기로 몰아넣었지만 대잠수함 레이더가 등장하고, 미국이 참전해 구축함으로 선단을 호위하면서 U-보트의 위력은 빛을 잃어간다.

아프리카에서 독일의 롬멜 장군이 영국군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었으나 영국군이 항공권을 장악하면서 독일의 물자 보급이 끊기게 된다. 히틀러는 영국의 항공 부대가 집결 중인 몰타 섬을 고사시키기 위해 U-보트를 보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지중해로 들어가기 위해 통과해야 할 길목인 지브롤터 해협은 U-보트에겐 쥐덫과 같은 곳이었다.

로탈 권터 부르하임의 자전적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다. 종군 파견 기자였던 베르너 중위가 레만 함장의 U-96에 승선해 U-보트의 순찰 활동을 경험한 것을 엮어낸 이야기이다. 이 원작을 6시간에 달하는 TV용 미니시리즈로 제작해서 방영했으며, 이를 재편집한 것이 이 영화다. 제작 준비 기간 3년에 촬영 기간 1년, 제작비만 2천만마르크(1981년 제작 당시 한화로 72억원) 이상이 투입되었고 필름 100만자를 쏟아부은 대작이다.

당시 U보트의 승무원들은 한 발의 어뢰, 한 방울의 연료라도 더 실어서 작전 시간을 늘리려고 애썼다.그 때문에 어뢰고와 침대, 심지어는 화장실에까지 음식을 쌓았다. 가뜩이나 좁은 U-보트는 더욱 비좁아졌고 제대로 씻지 못하는 승무원들은 땀과 곰팡이에 절어 지냈다. 연합군에겐 공포의 늑대였지만 그 승무원들은 언제나 심연에 갇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영화는 승무원들의 일상생활을 다큐멘터리처럼 리얼하게 그리는 것만으로도 전쟁의 공포와 반전의 메시지를 드러낸다.

2차 세계대전을 독일의 시각으로 재현한 영화다. 이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의 2차 대전물은 대부분 승전국 위주의 이야기였으나, 패전국이었던 독일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그리되 독일인의 자존심을 부각시키듯, 전반부터 후반에 이르기까지 U-보트 승무원들의 끈질긴 투지를 묘사하고 있다.

원제 다스 부트(Das Boot)/ 감독 볼프강 페터젠/ 주연 유르겐 프록나우, 헤르베르트 그뢴메이어, 클라우스 베네만/ 1981년 독일 제작/ 208분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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