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베를린의 자존심이자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이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인 대구에 속살을 내보였다. 동·서 베를린의 경계였던 탓에 분단의 상징이었고, 통일 이후 통합의 상징이 된 브란덴부르크 문은 외국인에게는 어떠한 행사도 허가하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22일 새벽 브란덴부르크 문에는 '대구/코리아 데이' 행사가 성대하게 열려 독일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은 우수한 한국 문화를 알리고 2011 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대구시립국악단의 '정통 한국 음악과 춤'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공연에는 독일인들과 교민 1천여명이 몰려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외국인들은 특히 부채춤 공연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화려하면서도 절도 있는 춤사위에 외국인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고, 이어진 비언어 퍼포먼스인 '난타' 공연에는 코믹한 해프닝이 잇따라 터지면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세계태권도연맹 태권도시범단의 격파 시범에서는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계속된 공연에서는 국립무용단과 산타첼로 재즈연주단의 합동 공연인 '진도 아리랑'이 펼쳐졌고, 산타첼로 재즈연주단은 단독 공연에서 고 손기정 옹의 추모곡인 '마라톤 맨'을 연주했다. 국립무용단의 국가브랜드 공연도 펼쳐졌다. 대구에서 태어난 김진복(65) 베를린 한인회장은 "세계적인 공연이 아니면 결코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공연이 허락되지 않는다"며 "한인회에서도 석달 전부터 이 행사 준비를 도왔다. 뜻이 깊은 행사를 가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2009 독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대구 대회도 시설과 운영에서 가장 성공적인 대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오후에는 베를린 아들론 호텔에서 김 시장과 박종근 국회 국제경기지원특위 위원장,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 및 IAAF 집행이사, 교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1 대구 대회를 홍보하는 리셉션이 개최됐다. 리셉션에는 2011 대회 및 대구를 소개하는 영상물이 방영돼 큰 관심을 끌었고, 박정기 IAAF 집행이사는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고 손기정 옹의 1936년 베를린올림픽 우승투구 복제품을 독일육상경기연맹에 전달했다.
베를린에서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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